책소개
문학적 젊음의 영원한 표상, 김승옥의 대표 작품을 만난다!지난 20년간 문학동네를 통해 독자와 만나온 빛나는 작품들을 새롭게 선보이는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제1권 『생명연습』. 21세기 한국문학의 정전을 완성하고자 구성한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의 첫 번째 작품은 한국소설의 새로운 기원을 연...
재작년부터 연예인들의 죽음 소식이 자주 들려왔다. 그리고 그 중 대부분의 경우가 자살이라는 것은, ‘생명연습’ 이라는 이 소설의 제목을 떠올리게 만든다. 생명줄을 붙들고 사는 것조차 힘겨운 사람들의 이야기. 이것이 바로 이 소설의 이야기이다. 사실 살아가기 힘든 것은 현시대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생명연습」의 배경은 이보다 더 전, 땅에 깔린 죽음의 이미지와 혼란이 채 걷히지 않은 전쟁 직후의 시기인, 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
김승옥 작가의 소설은 푸르다. 파랗고 뿌옇다.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오고 앞은 흐리다. 그리고 어쩐지 그리운 느낌이 든다. 무엇일까? 이 모든 이미지는 어디서부터 연유한 것일까? 바다, 바다다. 해풍이 불어오고 안개가 뿌연 바다, 만물의 근원이 되는 바다, 바다를 향한 그리움은 너무나도 거대하다. 그곳이야말로 생명의 공간이기에, 우리는 그리워하고 또 그리워할 수밖에 없다. 그 곳에는 내가 있다.
2
『생명연습』은 나에게 있어서 꽤나 특별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고작 20년 조금 넘게 살았지만, 이 쯤만 돼도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을 나름대로 짧은 문장으로 정리해보지 않을까 싶다. 나 또한 나름대로 인생을 정리해보았다. 한마디로 말해, 내 인생의 주요 사건들은 모두 기독교 세계와의 충돌에서 비롯되었다. 기독교 세계와의 갈등이었고, 일시적 화해가 있었던 적도 없던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모순을 안고 살아갔으며, 그 갈등이 나의 세계를 만들어갔다. ‘어째서 이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생명연습』은 내 삶의 행적과 상당히 유사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