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한 사회의 공통된 행동 양식을 의미한다. 문화가 가지는 여러 가지 속성 중에서는 공유성이라는 것이 있다. 사회 성원들이 그들만의 생활양식을 구성하고 있는 중요한 요소들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유성은 사회 안에 존재하는 여러 하위 집단들에게 있어 내부적 결속을 가능하게 한다. 세계에 많은 문화가 존재하면서도 각기 다른 문화를 갖는 것은 이러한 공유성에 의하여 문화가 구분 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문화의 수수께끼1』는 우리문화를 다방면에 걸쳐 다시 느끼게 해 준다.저자 ‘주강현’은 ‘성적 제의와 반란의 굿’이라는 주제로 우리문화의 수수께끼를 펼치기 시작한다. 오늘 날 많은 과학적 발달을 이룩하였지만, 인류는 ‘지진’이나 ‘쓰나미’같은 자연재해에는 속수무책이다. 하물며 우리 조상들의 심정은 어떠하였을까? 그들은 존망의 기로에 서서 큰 공포심을 겪었을 것이다. 이러한 공포, 두려움을 없애고 재앙이 없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늘을 향해 제사를 지내온 것이다.하지만 정성을 다해 제사를 지내도 효험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러한 상황에서는 기존에 행했던 방식과는 다른 비장의 무기를 써야 할 것이다. 간청을 했는데도 부탁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욕이나 위협을 가하는 등의 충격 요법이 효과적일 수 있다. 제사에서는 여성이 제사를 주관하는 파격을 보이면서 하늘을 협박하는 수준에 이른다. 저자는 이러한 도발을 ‘여성의 생식의 힘을 주술의 힘으로 바꾸어서 마을공동체의 운명을 구하고자 행하는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여성에 비해 육체적으로 강한 남성이 아닌 여성이 제를 행하는 것은 이러한 도발을 꿈꾸어 왔던 것은 아닐까? 그리고 제의의 주관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교체된 것은 절대 절명의 위기상황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여성의 힘을 남성들도 인정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 대목에서 옛날부터 여성이 가히 하늘을 바꿀 만큼의 힘을 가지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하늘을 협박한다는 발상에서 이것은 단순히 화가 난 것이 아니라 농담의 느낌이 짙게 풍겨왔다.특히 줄다리기굿을 하면서도 암줄과 수줄을 결합하는 과정에서 ‘좀 더 세게’라고 하는 부분에서 그 농담이 극대화된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