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사표의 이유』는 ‘직장인’이라는 안정된 자리에서 자발적으로 빠져나온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고소득 엘리트 직장인에서부터 열정노동자에 이르기 까지. 그들은 현대의 일터에서 어떤 식으로 노동자가 되어갔으며, 또한 포기했는가? 이 노동의 롤러코스터에서 하차하면 이후에는 어떤 삶이...
사람들은 치열한 입시 전쟁을 거쳐 비싼 돈 들여가며 대학에 들어간다. 입학 후에도 취직을 위해 스펙을 쌓고 외국어 공부도 하고 학점도 관리하며 숨 가쁘게 삶을 살아간다. 그런데 한국의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 겨우겨우 입사한 사람들이 얼마 안 있어 사표를 내거나 이직을 한다. 직장을 얻기 위해 그렇게 힘들게 달려왔으면서 그들은 왜 사표를 낼 수밖에 없었을까?
답은 간단하다. 대한민국은 노동자로 살기 매우 힘든 나라이기 때문이다. OECD 산재 사망률 1위, 근로시간 세계 2위, 국제노조연맹에서 발표한 ‘세계노동 권리지수’에서 필리핀, 방글라데시, 캄보디아와 함께 5등급으로 최하위다. 또한, 국제 노동 기구의 189개 협약 중에서 OECD 국가가 평균 61개를 비준하고 있는데, 그에 반해 한국은 29개 협약을 비준하고 있다. 이런 지표만 보더라도 대한민국의 노동환경을 짐작해볼 수 있다. 상식적으로 이런 나라에서 노동을 통해 삶의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한국은 인간을 기업의 이윤창출을 위한 수단으로만 인식하는 나라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자신의 행복을 위해 일 하는 사람들이 일 때문에 자기 삶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일하면 할수록 자신의 삶이 계속해서 노동에 매몰되는 인간소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단적인 예로 우리나라에선 근로자의 날에도 쉬지 못하고 휴일수당도 제대로 못 받는 상황이 부지기수다. 외국의 경우 근로자의 날이 일요일이면 월요일을 휴일로 정해주기도 하는데 한국의 경우 여지없이 다음 날 출근한다. 이런 사례만 보더라도 노동자를 바라보는 태도가 얼마나 다른지 잘 알 수 있다.
한 외국인이 한국의 야경이 아름다운 이유를 묻자 야근 때문이라고 대답했다는 우스갯소리를 본 기억이 있다. 그만큼 한국의 노동자들은 정말 오래 열심히 일한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이 바로 ‘기술의 진보가 인간의 삶을 편하게 한 건 맞으나 인간에게 이득이 되었는가?’ 라는 문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