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헤스는 “나는 인생이나 세계가 악몽이라고 생각해요, 탈출할 수 없고 꿈만 꾸는 거죠. 우리는 구원에 이를 수 없어요. 그래서 글을 쓰는 거예요” 라고 말했다. 보르헤스는 ‘이 세상에 새로운 것은 없다’고 주장하면서 기존의 주제를 재활용하는 글쓰기 행위는 새로운 주제를 찾지 못해 소설의 죽음을 외치고 있던 1960년대의 유럽과 미국 문학계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여기서 보르헤스는 가치란 상대적인 것이며, 유일한 진리를 추구하는 문화는 거짓이라는 사실을 드러낸다.
나는 ‘알렙’을 환상과 창조의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한다. 창조는 ‘전에 없던 것을 처음으로 만듦’으로 정의되며, 동시에 우리가 경험한 것,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걸 만들어 낼 수 없다는 관점으로 본다. ’환상‘문학인 ’알렙‘은 말 그대로 초자연적 괴이나 경이, 꿈, 가공세계에서 일어난 일이나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는 설정을 중심으로 한 문학작품의 총칭으로서 (단, 환상이건 현실이건 각 시대나 환경, 역사나 언어와의 관계에서 그 정의는 항상 상대적이기 때문에, 환상문학의 정의와 내실도 여러 가지 조건하에서 유동적ㆍ상대적) 말 그대로 현실에 있을 수 없는 ‘알렙’을 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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