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런 구조에서 교장이 된 사람은 다시 관료 체계의 핵심 고리가 되어 학교에 대한 교육청의 지배를 공고히 한다. 『학교를 바꾸다』는 조현초, 덕양중, 그리고 홍동중까지, 교장공모제를 통해 학교개혁의 싹을 틔운 세 학교 이야기를 담았다. 세 학교는 모두 교육소외 지역에 위치해 있다....
Ⅰ. 서론
사회 안에 존재하는 관행 혹은 지속적으로 유지된 어떤 체계를 바꾸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교육’과 관련한 여러 문제들에서 이러한 점이 잘 드러나는 것 같다. 수십 년 전부터 수많은 정치인들이 교육개혁을 부르짖으면서 좀 더 나은 교육을 위하여 많은 공약을 내걸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들은 우리나라 교육에 존재하는 많은 문제점들을 해결하기보다는 오히려 심화시키는 쪽으로 향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한국 교육계의 상황이 모두 다 정치인의 책임은 아닐 것이지만 그들의 보여주기 식의 활동은 지탄받아 마땅할 것이다. 사람들은 가시적인 것에 혹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러한 사람들의 속성을 그 누구보다도 정치인들은 잘 알기 때문에 그들은 주로 가시적이고 어떠한 조치가 취해지면 바로 그 결과가 나타나는 일에 목을 매다는 경향이 강하다. 자신이 무엇인가를 했다하는 표시를 내야기 때문에 별 효용이 없는 토목공사 등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런 그들에게 있어서 ‘교육’은 그렇게 구미가 당기는 분야가 아닐 것이다. 교육만큼 어떤 정책이나 조치의 효과가 긴 시간 이후에 드러나는 분야도 별로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교육정책을 생각하고, 교육문제를 해결하려는 어떠한 조치를 취할 때 대부분의 것들은 상당히 단기적, 근시안적이고 가시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다. 매 정권이 변할 때마다 변화해왔던 교육기조, 정책들이 모두 그러하였다. 분명 교육 내에 존재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좀 더 길게, 장기적인 안목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데 현재의 정치체제나 관료제 안에서는 결코 그러한 점을 기대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장에서 직접 교육과 부딪치고 있는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가 괴롭게 되는 것이다. 위에서로부터의 변화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아래로부터의 변화를 준비하고 실행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학교를 바꾸다』는 그러한 노력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