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인간과 사회에 대한 예리하고도 유머러스한 김영하의 시선!발표하는 작품들마다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그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선보이는 김영하의 신작 산문집『보다』. 오랜 소설쓰기와 지속적인 해외 체류를 통해 단련된 관찰력으로 이번 산문집에서 그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예리하고도 유머러스한 통찰을...
1. 책 소개
인기 방송 프로그램이었던 <알쓸신잡>을 통해서 김영하 작가를 처음 알게 되었다. 출연 전부터도 이미 유명한 소설가였지만, 나는 알지 못했다. 올 해 <오래 준비해온 대답>과 <여행의 이유>를 읽어 본 것이 내가 이 작가의 작품을 처음으로 읽은 것이다. 김영하는 소설가인데 소설이 아닌 에세이를 읽어서 그런지 아직 이 작가의 진면목을 발견하진 못했다.
김영하 작가에게 다시 관심을 두게 된 것 문유석의 <쾌락 독서>를 읽고서 다. 문유석은 김영하의 글에는 이지적인 매력이 있다고 했다. 그 중에서도 핵심을 논리적으로 쉽게 설명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했다. 이런 과목이 있다면 강남에서 일타 강사를 해도 될 정도로.
정말 그런지 궁금했다. 그래서 정말 그런지 알아보려고 김영하 작가의 책을 좀 더 읽어 보기로 했다. 책 사이에 전단을 끼워 놓은 문학동네 출판사의 뛰어난 마케팅 능력 덕분으로 <보다>, <말하다>, <읽다>라는 책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보다>에 대부분의 인간 행동은 예측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내가 딱 그 꼴이다. 세 권을 모두 샀다. 이 책들에 읽어야 하는 순서가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전단에 있는 순서대로 읽기로 했고, 그래서 <보다>를 처음으로 읽었다.
책을 읽기 시작할 때 기대한 것이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나도 김영하 작가는 이러이러하다는 한 줄 평을 말할 수 있는 식견을 갖고 싶었다.
2. 책 내용과 나의 생각
다시 한번 말하지만, 문유석은 김영하 작가는 핵심을 논리적이면서도 쉽게 설명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했다. 과연 정말 그런지 알아보는게 내가 이 책을 읽을 때 가진 질문이다. 이 질문에 답을 찾고 싶어서 이 책을 읽었다.
하지만, 오히려 나에게 든 느낌은 답답함이다. 답답했다. 읽을수록 내가 이 책을 왜 읽고 있는 것인지 질문이 자꾸만 들었기 때문이다. 책에서 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새 질문이 생겼다.
4차산업혁명을 눈앞에 둔 지금 시간도둑은 많다. 전통적인 시간 도둑인 TV에서 20세기 최고의 시간 도둑인 스마트폰까지. 스포츠를 좋아한다면 스포츠 중계가, 홈쇼핑을 좋아한다면 홈쇼핑광고가, 잠이 많은 사람이라면 무시로 쏟아지는 잠이, 직장일에 서툰 직장초년생들에겐 직장에서의 잡무들이 모두 시간도둑들이다. 하고싶은 일들은 많고 시간은 늘 모자란다. 책에 소개된 마르셀 에메의 단편소설 『생존시간카드』에서처럼 시간을 사고 팔 수 있다면 좋겠다. 시간이 남아돌아 불필요한 사람은 시간을 팔아 경제적 이득을 취해서 좋고, 시간이 부족해서 더 필요한 사람은 부족한 시간을 보충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들을 해서 좋다. 윈-윈처럼 보인다. 시간이 남아돌아 팔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일까? 우선 젓먹이 애기들이 있다. 하는 것이라곤 먹고 자는 일뿐이다. 노숙자들도 있다.
학교 근처에서 아는 언니와 밥을 먹기로 했는데, 약속시간보다 시간이 많이 남아 서점에 들어가 책을 보는데, 교수님께서 추천해 주신 책이 눈에 빨리 띄었다. 살짝 훑어보았는데 그림이 참 맘에 들었다. 그리고 책 이야기가 단편으로 되어 있어 읽기도 편했고, 내가 평소에 누군가와 이야기해보고 싶었던 주제들을 다루고 있어 살짝 훑어 보는데, 참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이 책과 첫 만남을 가진 후, 한달 후 서점에 우연히 갔다가 이 책을 또 발견하게 되었는데 그 자리에서 20분동안 그 책을 반절이나 읽어버렸다. 이 책을 읽다보면 내 안의 생각나무가 자꾸 자라나는 느낌을 받게 기분이 좋았고, 이 책을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 책을 얼른 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