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민간싱크탱크 희망제작소의 [우리시대희망찾기 프로젝트] 제4권. 이 연구는 아래로부터의 미시적인 접근을 통해 각 생활현장에서의 구체적인 경험에 기초한 한국사회의 현실을 조명한 것이 특징이다. 연구의 대상인 일반시민의 생활세계를 정치, 교육, 공공재정, 시민사회, 환경, 문화예술, 사법, 평화,...
Ⅰ. 서론
대통령 선거, 혹은 국회의원 총선거 시기에는 지루한 한단어가 연신 나오기 시작한다. ‘국민’. 소외감이 들지 않는가? 나도 주민등록번호가 있는 대한민국의 국민인데, 이들이 말하는 국민은 내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한다. 이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유사 단어가 있다. ‘시민’. 이 역시 초등학교 사회시간부터 줄곧 배우지만 당사자들 마음속에 직접적으로 닿지 않는 단어이다. 필자는 다소 시니컬한 입장에서 이 단어를 바라보게 된다. 1987년 6월 민주화 운동, 1994년 3월 16일 전국 지방 선거를 시작으로 시민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주체가 되어야 했으나, 왜 들러리처럼 공허할까.
「아래로부터의 시민사회」는 서울시 희망제작소의 ‘우리시대 희망찾기’ 연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민사회 현장에서 희망을 찾고 만들어가는 시민활동가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재구성한 책이다. 시민은 시대의 이정표가 되어야 하나 행정영역과 시민영역 민·관의 교차점에서 느낀 어떤 절망과 비슷한 감정은 필자로 하여금 이를 굉장히 회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였다. 본 책을 내용 중심으로 설명하는 것 보다는 시민사회가 왜 필요한지, 현 시점에서 시민운동의 한계가 무엇인지 느낀 바를 토로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 생각했고, 해당 소견이 책으로만 시민사회를 접하는 학생들에게 경험적으로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Ⅱ. 시민사회, 왜 필요한가?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당사자들에게 매우 아프다. 휴전이후 긴 독재정권을 겪었고,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투쟁하면서 어떤 이는 자녀를, 또 어떤 이는 부모를 잃었다. 많은 이가 다치고 죽었으며, 피와 눈물로 민주주의를 수호했다. 지금의 모습은 당시 싸워왔던 이들이 지키고자 했던 결과다. 아직 입장에 따라서 부족한 모습이 있을 수 있으나, 개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적인 부분(실효적 부분도 포함하여)은 1987년 6월 민주화 운동이후 점진적으로 보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