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지구의 운명의 시간, 13초!《용의자 X의 헌신》의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선보이는 색다른 SF 미스터리 『패러독스13』. 블랙홀과 초끈 이론, 병행 우주 등 첨단 물리학 이론에 문학적 상상력을 더해, 거대한 스케일과 스펙터클한 서사를 풀어놓는다. 극한의 상황에 내몰린 인간들이 직면하는 선택의 문제를...
소설 「패러독스 13(PARADOX 13)」은 일본의 유명한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가 2009년에 발표한 작품이다. 오사카 부립대학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후 생산기술 엔지니어로 직장생활을 하던 그는 틈틈이 소설을 써 마침내 1985년 「방과 후(放課後)」 로 ‘에도가와 란포상’을 타며 문학계에 등장한다. 초기에는 전통적인 추리물공식에 무게를 둔 작품이 많았으나 이후 서서히 작풍에 변화를 보이며 1990년 「숙명(宿命)」 에서는 “범인을 찾는 수수께끼도 좋지만 또 다른 스타일의 의외성에 대해서도 작가적 상상력을 발휘하고 싶다.”고 밝히며 ‘누가 그랬는가?’보다 ‘왜 그랬는가?’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간 일련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후 「비밀(秘密)」 「백야행(白夜行)」 「용의자 X의 헌신」 등의 작품을 선보이며 일본의 대표적인 작가로 성장한다.
그는 공학계열 전공자답게 원자력 발전, 유전자, 뇌 이식 등의 다양한 문제들을 소재로 다루었는데 그 중 「패러독스 13」은 시간과 공간의 뒤틀림에 관한 문제로 인류가 13초 동안 타임슬립(Time-slip)하면서 시간의 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일반적으로 틈은 사회적 관계를 매끄럽게 만들려는 의식 속에서 진리 혹은 이데올로기라는 이름을 통해 메우려는 시도들이 진행되어 왔다. 반면, 슬라보예 지젝(Slavoj Žižek)은 “틈을 여는 행위가 바로 철학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들뢰즈에게도 틈은 “끊임없는 시간의 열림이고, 예견하거나 예측할 수 없는 사건들이 발생할 수 있는 생성의 공간”이다. 그에 따르면 “사건은 서양의 형이상학적 존재론의 역사에서 홀대를 받아왔”으며, 시뮬라크르(simulacre), 가상, 환영, 본래적이지 못한 것“등으로 불려 왔다. 그러나 들뢰즈는 ”사건으로부터 유발되는 고통과 즐거움으로부터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으며 한 번도 주어진 적이 없는 그 의미를 찾기 위하여 감각적 고통 혹은 즐거움으로부터 유발되는 비자발적 능력이 활성화“될 수 있으리라 믿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