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근현대문학 대표작가 아리시마 다케오는 카인의 후예, 내 어린것들에게 등 많은 작품을 남겼다. 부유했던 어린 시절과 달리 그는 좌파문학에도 관심을 갖고, 사회에 일어나는 전반적인 이슈를 자신의 문학에 담으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유독 그가 순수한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한 단편소설에 끌렸다. '한 송이 포도' 나 '화재의 포치'는 그의 유년 시절을 단편소설로 재구성한 것인데 사실적인 주제와 화자의 솔직한 심경을 담은 문체가 생생한 몰입을 느끼게 한다.
화재와 포치는 어린 시절, 작가가 겪은 집안의 화재이야기다. 다케오라는 작가의 실명을 그대로 쓴 주인공 소년은 한 밤중에 강아지 포치가 짖는 소리에 일어난다. 일어났더니 할머니가 우스꽝스러운 모양으로 불을 끄려고 허둥대고 있다. 나는 일어나서 부모님을 깨우고, 다른 이웃들을 깨우러 간다. 동네 주민들을 깨우고 보니 우리 집은 활활 불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