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중국문화와 중국인의 인생관이 그대로 녹아든 중국문학의 정수
중국 근대소설의 효시로 꼽히는《홍루몽》 완역본.《홍루몽》은 18세기 중반에 나온 명작소설로, 나온 지 2백여 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전 세계 20여 종의 언어로 번역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인간의 감성세계를 정교하게 그려낸...
중학교 3학년 때 아버지가 중국 고전소설 몇 권을 사주셨습니다. 삼국지연의, 손자병법, 초한지 등을 사주셨는데 그중 이 책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책들을 재미있게 읽다가 홍루몽을 처음 접했을 때는 많은 분량과 이때까지 읽어온 내용과는 다름에 과연 제가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마치 우려내면 우려낼수록 깊은 맛을 내는 찻잎처럼, 읽으면 읽을수록 제게 깊은 감명을 주었습니다. 책 속에서 저는 사회의 잔인성을 볼 수 있었고 또한 인생의 슬픔과 즐거움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대가족인 가씨 집안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상황들은 그 당시 사회의 축소판이었습니다. 주인공이 명문가에서 태어나 소년 시절에 호화로운 생활을 하였다.
여와씨가 하늘을 때울 당시에 36501개의 돌 중 36500개를 사용하고 나머지 하나가 남아 청경봉 아래에 떨어졌는데 불에 달궈진 돌은 스스로 생각을 할 줄 알았다. 어느 날 그곳을 지나던 도사와 스님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들은 돌이 자신을 인간 세상에 보내달라고 부탁한다. 스님이 돌을 옥으로 만들어 인간계에 보내주고 그로부터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후 공공도인이란 자가 청경봉 아래를 지나다가 사연이 적힌 바위를 발견한다. 공공도인은 이를 모두 베껴 책으로 만들어 세상에 전하고 훗날 조설근이 이를 편집했는데 그것이 홍루몽이다. 그 이야기는 이러하다.
고소라는 고을에 사는 시골 선비 진사은은 꿈에서 스님과 도사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엿듣는데 그 이야기는 이러하다. 서방의 영하 강가에 강주초라는 초목이 자랐는데 신영시자라는 신선이 감로 물을 주어 이 풀을 가꾸었다. 감로 물을 먹고 자란 강주초는 여자로 변해 신영시자에게 은혜를 갚으려 하나 신영시자는 이미 인간세계로 모험을 떠났다. 이에 강주초도 그를 따라 인간계로 내려가려 한다. 스님과 도사는 그들에게 ‘못난 놈’을 같이 딸려 보내려고 한다. 이야기를 들은 진사은은 스님과 도사에게 가서 그 ‘못난 놈’이란 것을 보여 달라고 부탁한다. 스님은 옥을 꺼내 보여주는데 옥에는 ‘통령보옥’이란 글자가 쓰여 있었다. 그때 스님이 옥을 가로채며 ‘태허환경’에 도착했다면서 ‘태허환경’이 적힌 돌문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따라 들어가려던 진사은은 그 순간 꿈에서 깨어난다. 진사은은 딸 영련을 안고 골목 구경을 나갔는데 거기서 행색이 초라한 미친 스님과 도사가 나타나 진사은에게 딸을 시주해달라고 한다. 진사은은 이를 무시하고 가려는데 두 사람이 태허환경 이야기를 하는 걸 듣고 그들을 다시 찾으려 했으나 사라지고 없었다. 어느 날 알고 지내는 가난한 서생 가우촌이 진사은을 찾아왔다가 그 집 시녀와 마주치고는 그녀에게 반한다. 진사은은 가우촌을 위해 추천서를 써 벼슬하는 친지의 집에 머물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