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어린이 마음을 코믹하게 위로하는 『나만 잘하는 게 없어』는 숭민이가 주변 친구들의 달라지는 모습을 보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하는 게 무엇인지, 관심을 갖고 있는 게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은유적인 표현으로 이야기의 코믹함과 메시지를 모두 살린 박정섭 작가는 이 작품에서 한층...
1. 태권도 학원을 그만두고 싶다
* 2월 8일 수요일
일기를 다시 쓰려고 공책을 사러 가는 길에 동규를 만났다. 어디 가는지 묻길래, 나는 아이스크림을 사 먹으러 간다고 거짓말을 했다. 동규가 따라왔고, 나는 결국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다. 지난번에 다 쓴 공책은 내 책상 서랍 세 번째 칸에서 가장 아래쪽에 숨겨놨는데, 아직 발견한 사람은 없는 것 같다. 태권도 학원에 다닌 후로는 일기를 쓰지 않았는데, 다시 일기를 쓰기로 했다. 이번에는 맨 앞장에 ‘이숭민 만화 공책’이라고 큼지막하게 적어 놓고, 10년 정도 후의 내 모습을 상상하며 그림을 그렸다. 학교에서 ‘나의 미래’를 주제로 글을 써오라는 숙제를 내줘, 나는 일기장에 그렸던 그림을 그린다. 하지만 심지영이 장난처럼 하면 안 된다고 한다. 나는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다고 적는데, 심지영은 또 말린다. 나는 엄마가 좋아할 법한 직업을 쓰고 그중 하나를 찍는다.
* 2월 12일 일요일
내 꿈이 일주일 만에 사라지게 생겼다. 이번 주에 새로 나온 ‘언더워치’라는 게임 때문이다. 나는 사커 일레븐을 했었지만, 점점 사커 일레븐의 인기가 떨어진다. 나는 마지못해 언더워치를 하기로 하고 ‘미스터 불릿’이란 닉네임을 만든다. 실전에 돌입해서 나는 무참히 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