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소미가 설계한 주택이 대강 어떤 방식으로 지어지는지 상상은 가지만, 책에 사진이 없는 게 아쉬웠다. 사실 다양한 높이에 위치한 표면들을 햇볕에 노출하기 위한 최적의 잎차례 방식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미 고층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 도시의 모든 건물을 마소미의 방식으로 바꿀 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마소미의 모습을 통해 ‘모방’과 ‘적용’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식물이 이렇게 다양한 잎차례 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은 많은 사람이 알고 있었을 것이다. 단지, 그 구조를 내가 하는 일, 나에게 지금 닥친 문제에 적용하고자 하는 노력이 다른 사람과 차이를 만드는 것 같다. 마소미에게 그 대상은 건축이었다. 재수할 때 인터넷 강의에서 들었던 강사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수학은 기출에서 봤던 개념과 유형을 이용해서 새로운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다.”. “일상의 문제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라. 이미 알고 있는 것으로 접근하자고 쉽게 마음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