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리 에이 루빈이 유가, 묵가, 법가, 도가의 사상을 설명하는 방식은 일반적이기 보다는 독특하다. 서양학자의 해설을 듣는 것 자체가 많지 않은 기회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비탈리는 각 학파의 연구를 정치사상적 시각에 매몰되는 대신에 하나의 ‘문화’로써 설명한다. 이러한 시각은 아마도 하나의 사상이 각자 다른 나라에서 각자 다르게 해석되어지고 받아들여지는 이유를 가장 잘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한 예시는 비탈 리가 책의 서문에서 밝히고 있는데, 그것은 유가와 법가, 도가, 묵가의 사상이 소련에서 각기 다른 대접을 받았다는 것이다. 지도자의 인품을 건강한 정치의 근본으로 삼았던 유가의 논리는 소련 사람들에게는 받아들여질 수 없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