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새로운 한국교회를 위한 20가지 핵심 과제 『한국교회 개혁의 길을 묻다』. 이 책은 요즘 한국 개신교를 떠들썩하게 하는 교회 세습과 종교인 세금 문제에서부터 메가처치 현상, 구약적 사고방식 탈피와 신학교 현황과 공격적이고 배타적인 선교 문제, 그리고 남북분단 극복까지를 다루었다. 저자들은 문제의식을...
‘값싼 구원론에서 벗어나기’
구원에 인간의 행위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 심각한 도덕력의 타락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믿음과 은혜만 있으면 된다’라는 말이 복음이라고 여긴다면 그것은 왜곡된 복음인 것이다. 성경은 믿음과 은혜 이야기만큼이나 거룩에 대한 요구와 심판에 대한 경고로 가득하다.
구원론에 문제가 있다면, 그 복음대로 살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제대로 된 복음 자체를 상실해 버린 형국이 되어 버렸다는 말이기 때문에 이처럼 심각한 상황이 없다. 이 문제에 대한 고민의 출발점은 우리의 삶이다. 한국교회의 실패는 ‘윤리적 실패’다. 실패는 상당부분 ‘의도적’이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라 자처하는 교회가 사회로부터 ‘개독교’라는 칭호를 얻은 것은 우리의 신학적 무지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잘 아는 바를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의 핵심은 무식이 아니라 죄다. 이사야의 표현처럼, 지금 우리의 모습은 글자 그대로 “범죄한 나라요 허물진 백성”이다.
예레미야의 말처럼 지금 필요한 것은 우리 “길과 행위를 바르게 하는”것, 곧 잘못을 회개하고 돌이키는 것이다. 불순종은 회개하고 돌이켜야 할 행위의 대상이지 이론적 분석의 대상은 아니다.
교회의 타락으로 인한 ‘성장둔화’를 염려하는 사람들은 있어도, 타락 그 자체를 고통스러워하는 경우는 드물다. 교회 안에는 불순종에 아파하는 ‘상한 심령’보다 큰 사고를 치고서도 영문을 모르는 천진한 아이들이 더 많아 보인다. 우리의 형편은 더 심각하다. 심각한 도덕적 타락을 경험하고 있으면서도, 회개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한국교회는 심각한 영적 안이함과 그로 인한 도덕적 해이함에 젖은 것으로 보인다.
과거 이스라엘처럼, 교회의 도덕적 불감증은 역설적으로 화려한 종교적 열성 및 절묘한 신학적 신념과 공생관계를 형성한다. 도덕적 실패는 양심의 가책을 낳고 이는 여러 형태의 보상심리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