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지극히 사적인 프랑스》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방송 활동을 한 오헬리엉이 자신의 눈으로 바라본 프랑스를 소개하는 책이다. 알베르토 몬디의 《이탈리아의 사생활》, 에밀 라우센의 《상상 속의 덴마크》에 이어 틈새책방이 기획한 〈지구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다.
이 책은...
나는 중학교 때 세계사 시간을 잊을 수가 없다. 분명히 외국에 관심이 많은 내가 볼 때 흥미로워야 할 시간이 점점 지루하고 어렵게만 진행되었다. 프랑크 왕국 얘기만 나와도 나는 고개가 절레절레 움직였다. 하지만 이 책은 매우 쉽다. 프랑스의 역사와 지리를 편안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나는 프랑스 땅이 육각형인지 오각형인지 자꾸만 헷갈리지만 어쨌든 지도가 좀 더 편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소설 속에서 당황스럽게 등장하여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브르타뉴, 알자스, 코르시카 지방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었다. 기후가 다양하고 지방색이 뚜렷하다는 걸 알게 되었기에 왜 프랑스가 요리가 발전되었고, 식량자급률이 훌륭한지 자연스럽게 이해가 된다. 게다가 “상상력에 권력을!”이라는 구호에서는 몇 초간 사랑에 빠지면서 프랑스 혁명사의 단면들을 느낄 수 있었다.
가장 개탄스러웠던 것은 내가 대학생 때 읽었던 행정학 개론 책이다. 레지옹의 개념을 어쩜 그렇게 어렵게 설명했단 말이냐! 그런데 이 책을 읽다 보면 ‘레지옹’나 ‘데빠흐뜨망’ 같은 단어는 이제 내 입에 착착 달라붙는다.
어린 시절, 서양 국가라고 하면 대부분 미국만을 떠올렸던 시절. 이원복 교수의 『먼나라 이웃나라』라는 스테디셀러 학습만화를 통해 프랑스라는 유럽의 국가를 간접적으로 접하였다. 그 책을 통해 받은 프랑스에 대한 이미지가 매우 강렬해서, 프랑스 하면 떠올리는 생각들의 기본 베이스는 대부분 그 책에서 봤던 내용들이다. 아마 필자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도 그럴 것이다. 그만큼 우리에게 친숙하다면 친숙하지만, 편향된 시선이 가득할 정도로 생소한 나라가 프랑스이다.
먼저 『먼나라 이웃나라』에서 묘사된 프랑스에 대해 떠올려보자. 식문화가 발달하여 맛있는 음식이면 사족을 못쓰는데다, 길거리에서 샌드위치를 먹는 사람들을 ‘야만인’으로 부를 정도로 코스 요리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국민들. 모국어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 영어를 배울 의지도 없으며, 정작 할 줄 알아도 그 사실을 숨기는 사람들. 유럽의 최강대국 중 하나. 요람부터 무덤까지 국가에서 모두 책임져주는 복지국가. 우리나라처럼 명문대와 비싼 학비,......<중 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