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인간과 역사, 웃음과 눈물이 어우러진 한바탕 신나는 놀이!우리 시대의 이야기꾼 성석제가 《투명인간》 이후 5년 만에 펴낸 장편소설이자 원고지 3천매에 달하는 본격 대작 역사소설 『왕은 안녕하시다』 제1권. 문학동네 네이버 카페에서 전반부를 연재한 뒤 오랜 시간을 들여 후반부를 새로 쓰고 대폭 개고해...
권력이란 무엇일까? 이 작품은 역사와 권력에 대해 아주 유쾌하게 풀어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이 처음 시작할 때 숙종은 아무것도 모르는, 믿을 사람이라고는 주인공밖에 없는 애송이 임금이었지만 세월이 흘러갈수록 칼을 휘두르고 숙청을 실시하여 그럴듯한 군주로 완성된다. 이 작품에서 목숨을 잃은 인물들, 처형을 당한 인물들은 모두 실제 역사에서 숙종에게 목숨을 잃은 사람들인데 권력이란 것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많은 피를 흘리게 했는지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한때나마 왕이 애송이라고 생각하며 무소불위의 오만한 행동을 보였던 왕의 인척들, 삼복과 같은 왕족들도 대부분 에누리 없이 목숨을 잃는다. 국가 모든 선비들에게 존경을 받았던 송시열이나 능숙한 처신으로 오랫동안 벼슬자리를 했던 허적 역시 마찬가지였다.
두 권짜리 분량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재밌는 소설이었다. 이 작품은 숙종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역사 소설인데, 서자 출신 기생방 파락호가 우연히 어린 숙종과 의형제를 맺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려나가고 있다. 숙종은 결코 재위 기간이 짧지 않았던 왕이었고 그 짧지 않은 재위 기간 중에 많은 사건들이 있었다. 수없이 많은 신하들이 목숨을 잃었던 환국, 중전을 쫓아내고 정실 자리에 오르나 다시 권력을 잃고 목숨까지 잃은 장희빈 사건, 조선 역사에서 이름을 빼놓을 수 없는 권신이자 거물인 송시열의 죽음 등 다양한 사건들이 있었다. 이 소설에서는 그러한 사건들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재미있게 풀어나가고 있다. 나는 이 작품에서 주인공이 아주 적극적으로 숙종을 통제하면서 역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분명 소설 초반에는 숙종의 나이가 어렸고 주위에 믿을 사람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주인공의 영향력은 명확했다. 그러나 숙종은 이내 정국을 주도하면서 권력의 추를 이리저리 옮기는 환국을 반복하는데 그러한 과정에서 주인공은 자신이 아끼는 스승이나 박태보와 같은 선비마저도 잃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