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모든 용서는 아름다운가』는 바로 그 개정판을 한국어로 옮긴 것이다. 제1부 ‘해바라기’에는 시몬 비젠탈의 글이, 제2부 ‘심포지엄’에는 그의 질문에 대한 53명의 답변이 실려 있다. 어떤 이는 비젠탈의 침묵을 옹호하고, 어떤 이는 그가 용서를 거절한 것을 비판한다. 정치, 역사, 문화, 신학, 윤리 등...
그 어떤 가치판단의 순간을 맞이했을 때 나는 과연 올바른 선택만을 할 수 있을까?
‘카를’ 이라는 SS(나치 친위대) 청년이 죽기 전 마지막 순간에 우연히 만난 유대인인 저자 시몬 에게 자신이 저지른 학살들에 대해 고백하는 내용이 이 책의 가장 주요한 내용이다.
카를은 나치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른 채 그저 나치 정부의 말에 따라 열심히 친위대 활동을 했고, 그저 자신의 나라를 위해 일한다는 신념으로 따랐던 그 단체에서 카를은 민간인을 가둔 건물에 불을 지르고 수류탄을 던져 유대인을 학살했다. 그리고 자신마저 죽어가는 순간이 되어,
나치의 학대를 받으며 노역을 하고 있던 시몬 바젠탈을 불러 자신의 죄를 고백한 것이었다.
옳다고 생각한 일이 전혀 옳지 않았음을 뒤늦게 알았을 때의 후회, 그리고 이미 자신은 수많을 죄를 지었다는 괴로움으로 카를은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죽어가는 순간 그 누군가에게 라도 털어내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을 만큼이었으니 말이다.
죄를 지은 후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죄에 대한 사과를 하고 용서를 구한다면 그 사람을 용서해 주어야 할까? 많은 사람들은 ‘그렇다’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나는 내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은 피해자인 상황에서 가해자가 내게 자신의 죄를 참회하고 반성하고 뉘우치며 용서를 구한다면 그 사람을 용서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이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잔혹하게 살해한 살인범이라는 가정을 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