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우리는 지금 같은 것의 지옥을 살아가고 있다!《피로사회》, 《투명사회》의 저자 한병철 교수가 이번에는 ‘타자의 소멸’ 현상을 본격적으로 파헤친다.『타자의 추방』은 ‘타자가 존재하던 시대는 지나갔다’라는 강력한 문장으로 시작한다. 낯선 타자와 맞닥뜨릴 기회가 줄고 비슷한 것들만 창궐하는 사회....
오늘날 같은 것의 테러는 모든 삶의 영역으로 확산된다. 우리는 세상 곳곳을 돌아다니면서도 하나의 경험도 하지 못한다. 모든 것을 인지하면서도 어떤 것도 인식하지 못한다. 정보의 데이터를 쌓으면서도 어떤 지식에도 도달하지 못한다. 체험과 흥분을 애타게 추구하면서도 언제나 같은 상태로 남아 있다. 또한 친구와 팔로워를 쌓으면서도 어떤 타자도 만나지 못한다. 전면적인 디지털 네트워크와 소통은 타자와의 만남을 쉽게 해주지 않는다. 그것들은 오히려 낯선 자와 타자를 지나쳐 같은 자와 같은 생각을 지닌 사람들을 발견하도록 하고, 우리의 경험 지평이 갈수록 좁아지게 만든다. 사회 매체들은 사회적인 것의 절대적인 소멸 단계를 보여준다.
내가 존재함에 있어서 나의 주위에는 언제나 ‘타자’가 존재한다. 하지만 타자의 추방이라는 책은 ‘타자가 존재하던 시대’는 지나갔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이 뜻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