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구 문화의 포스트모던적 특징으로는 ‘2차 창작의 존재’와 ‘허구 중시의 태도’가 있다. 여기서 파생되는 의문으로, 포스트모던에서 시뮬라크르를 창출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커다란 이야기가 실조되는 세계에서의 인간성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먼저 포스트모던에서 시뮬라크르를 창출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기 위해 먼저 오쓰카 에이지의 ‘이야기 소비론’를 알아야 한다. 여기선 개별 상품의 배후인 ‘커다란 이야기(설정, 세계관)’를 팔 수 없다. 하지만 특정 작품 속 특정 이야기를 소비하는 것을 ‘이야기 소비’라 했을 때, 소비자는 ‘작은 이야기’의 소비를 반복한 끝에 '커다란 이야기'와 정합성을 가지는 것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때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기 힘들어지고 2차 창작이라는 시뮬라크르의 범람이 생긴다. 이런 현상이 포스트모던에선 어떻게 되었을까? 인터넷의 등장으로 부호화된 정보의 집적과 개인의 웹페이지가 있는 2층구조가 생겨났고, 포스트모던의 세계상은 데이트베이스형이며 심층에 이야기가 존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