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2000년 크로노스 상 청소년 문학 부문 수상작 「할머니의 기억」.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 외할머니와 함께 살게 된 13세 소녀 베로네 가족 이야기를 통해 훈훈한 가족애와 사랑, 삶의 유머를 선사해준다.
정원을 가꾸며 혼자 살던 외할머니는 어느 날 실수로 집에 불을 낼 뻔하고, 병원에서 알츠하이머...
누구네 집 할머니가 치매가 걸렸다고 하면 그 당사자보다는 보살피는 가족들을 더 불쌍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작 환자 본인은 고통을 못 느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노망난 노인’을 무서워하고 어른들은 성가셔한다. 치매환자는 왠지 나와는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처럼 어딘지 비현실적이고 멀게만 느껴진다.
프랑스 작가 에르베 자우앵의 소설 ‘할머니의 기억’은 사춘기를 겪고 있는 한 소녀의 눈으로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할머니와 그 가족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극중 화자인 소녀 베로는 남자친구 문제로 고민을 하고 하루를 어떻게 해야 즐겁게 보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며 한창 겉모습에 신경을 쓰는 평범한 열세살의 소녀이다. 치매에 걸린 외할머니에 대한 보살핌은 주로 부모님이 직접적으로 하고 베로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할머니를 바라본다. 할머니가 가스 불을 켜둔 것을 깜빡 잊어서 집에 불이 나거나 화분에 계속 물을 주는 행위 등에 대해 소녀는 슬픔 보다는 재미를 느낄 만큼 무심하고 순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