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으로 만든 그릇은 토기에서 도기를 거쳐 사기, 자기로 발전했다. 고려시대 비취색을 비밀의 색으로 포장한 상감청자는 관상용일 수도 있었겠지만 기본적으로 실제 생활에 사용한 것으로 이해된다. 어떤 흙을 어떤 온도에서 굽느냐에 따라 도기, 자기가 나누어진다. 자기를 기준으로 초벌은 900도, 유약이라는 옷을 입히고 다시 굽는다. 이 때는 더 높은 온도로 1300도로 10시간 동안이다. 이를 재벌이라 한다. 171쪽은 용제총화에서 발췌한 백자에 대한 내용이다. <자기는 모름지기 흰색 진흙을 사용하여 정성스럽고 곱게 구어야만 쓸 수 있다. 지방 여러 곳에서 자기를 굽는 자가 많지만 고령에서 만든 것이야말로 정말 깨끗하다. 하지만 광주 것은 더욱 좋다. 해마다 사옹원 관리가 좌우편으로 나뉘어 각기 서리를 데리고 봄부터 가을까지 사기 만드는 것을 감독하여 중앙에 바친다. 그 공로에 따라 등용되기도 하고 하사품이 내려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