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미국 역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계급 투쟁의 시기에 태어나 체험에서 터득한 본능적 계급 감각을 무기로 삼은 독특한 사회소설가 잭 런던의 『조선사람 엿보기』. 미국 문학 역사에서 가장 대중적 작가로 불리는 저자의 종군기자로서의 107년 전 조선 방문기다. 쇠락해 가면서 러일전쟁의 전쟁터가...
과거 우리 선조는 중국와 일본이라는 정통 있는 강대국의 틈새에서 숨 한 번 제대로 쉬지 못하고 살았을 게다. 내부 문제도 있었을 터, 조선 문화는 수탈을 당하면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비숍 여사는 그렇게 보았다). 사람들은 자기 소유가 되어야 ‘베스트’를 다한다. 이건 한말 조선인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중요한 전환점이었던 18세기 후반, 우리는 지속적으로 성리학을 강화했다. 성리학은 물질보다는 정신을 중시하는 학문으로 마음이 생겨난 바(性)가 세상의 이치라고 주장하는 철학이다. 마음 먹기 나름이다. 정치 사상인 유교를 무리하게 종교적 레벨로 부상시키려 한 것이 거란에게 쫓기던 ‘주희’였다. 물질보다는 정신이 중요하다던 '아큐(루신, 아큐정전)'의 전신을 그에게서 본다. 성리학이 반도로 들어와 물질에 대한 의욕을 꺾었다. 인간의 본성을 부정하고 인위로 분발을 억눌렀다. 덕분에 지배층은 자신의 탐욕을 지킬 수 있었고 피지배층은 욕망을 마음 속 깊은 곳으로 욕망을 구겨 넣어야 했다.
조선이 청나라처럼 적극 개항을 했더라도 무사히 넘어가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차라리 흥선 대원군처럼 문을 닫아버려서 오히려 약탈이 줄었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