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밀란 쿤데라 전집' 4권. 유명한 트럼펫 주자 클리마는 공연을 위해 아름다운 온천 도시를 방문한다. 공연을 성공적으로 끝낸 후 연 파티에서 그는, 온천장에서 일하는 간호사 루제나를 만나고 하룻밤을 함께 보낸 후 프라하로 돌아간다. 그 후 루제나는 자신이 임신했음을 알게 되고 클리마에게 연락한다. 그때부터...
‘이별의 왈츠’는 어느 가을 한 휴양 도시의 온천장에서 일어난 연애 사건과 그것을 둘러싼 희비극이 얽히고 설키는 흥미진진한 소설이다. 이 소설은 추리소설 스타일의 스릴 넘치는 분위기와 ‘사랑과 전쟁’의 드라마 속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긴장감과 위기감을 놓지 않는다.
소설 속 대부분의 주인공들이 권력과 사상, 해외여행의 자유를 박탈당한 상황에서 에로티시즘에 탐닉하고 섹스를 도구로 상대를 지배하려는 욕망에 사로잡혀 있으며 중심인물들에 의한 이야기시점의 변화는 이 소설이 구성하고 있는 기본구조다.
이 소설의 배경은 불임 여성들이 치료를 받으러 찾아가는 서쪽 보헤미아에 있는 온천장이다. 이곳에서 트럼펫 연주자인 클라마와 간호사인 루제나, 클리마의 아내인 카밀라, 루제나를 사랑하는 프란티셰크, 야쿠프와 올가, 의사인 슈크레타 그리고 부유한 미국인 환자 베르틀레프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오해와 음모가 이 소설의 바탕이 된다.
<중 략>
한편 야쿠프가 정치적 이유로 조국을 영원히 떠나기 전에 성장한 양녀 올가에게 작별인사 겸, 자신의 친구인 슈크레타 의사에게서 받은 연푸른 알약 한 알을 되돌려주려고 온천장을 찾아왔다. 그는 올가의 아버지의 친구이자 그녀의 후견인이다. 원래 올가의 아버지가 친구인 야쿠프를 정치적인 이유에서 신고하여 투옥되었으나 세상이 바뀌면서 올가의 아버지가 처형당하고 그의 가족들이 어려움에 처하게 된 것이었다. 야쿠프는 가족들까지 피해를 겪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여 올가의 후견인이 되었고 올가는 야쿠프가 정해준 순진한 피후견인 역할을 하며 살아왔다. 올가는 신체적 매력이 다른 여성들에 비해 부족하였다. 온천장에서는 늘 고립된 존재로서 지내던 올가는 자신을 보러와 준 야쿠프가 너무나 반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