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중세의 기술과 사회 변화를 연구한 책. 중세 사회 역동성의 핵심을 이루는 기술 발전과 그에 따른 사회 변화를 통해, 서양 중세 사회를 올바로 이해하고자 했다. 즉, 서유럽 사회를 이슬람ㆍ아시아 사회와 구분시켜 주는 요소가 어떻게 성립하였는지 중세의 획기적인 기술 혁신과 관련시켜 설명하고 있...
고대부터 현재까지도 농업은 인간들에게 가장 중요한 생활의 일부로써 남아있다. 이제 점점 미래로 발전해 가면서 농업은 비중은 다른 산업들에 비해 비중이 약해질지도 모르지만 현재 이전의 옛날에는 농업이 비중이 컸기 때문에 옛 사람들의 모습을 알기 위해서 농업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본다. 중세, 즉 6세기에서 9세기 정도에 걸쳐서 농업혁명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대부분 사람들은 모르고 있고 또 이 농업혁명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도 잘 모르고 있다. 유럽의 철기 시대는 로마제국 정도로 보는데, 하지만 철기 시대라고 해서 철기가 바로 보편화 된 것은 아니다. 농업 사가들의 말로는 중세에 이르러 농민들에게 철기가 보편화 되었고 농민들은 이전 보다는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철을 사용했고, 촌락마다 제철소가 있었다고 한다. 그로 인해 생산성이 증가 했다고 본다. 그리고 이 중심에는 쟁기라는 도구가 있다.
쟁기는 인력 이외의 동력을 농업에 이용한 최초의 도구이다. 가장 오래된 쟁기는 일종의 부삽을 대형화해서 두 마리의 소로 끄는 것이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전쟁사에 관심이 많다. 전쟁에 대한 이런 흥미는 고2 때 나폴레옹의 유럽 정복에 대해 배우면서 생겨났다. 숱한 악조건 속에서 전 유럽을 정복해가는 위대한 영웅의 일대기에 나는 빠져들었고, 점차 교과서를 벗어나 몇 가지 역사책들을 찾아 읽기 시작하면서 나폴레옹에 대한 관심은 점점 전쟁 그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바뀌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어릴 적 혼자 있을 때면 사회과부도 등을 펴놓고 지도를 보면서 가상의 전쟁놀이를 하는 것이 내 주된 놀 거리였으니, 커서 전쟁사에 매력을 느낀 건 자연스러운 일인 듯싶다. 갓 대학생이 되었을 때는 전공 공부를 팽개쳐두고 전쟁사 관련 서적들을 공부하며 역사학과로 진로를 바꿔야 할지 진지한 고민도 했었다. 그러나 군대를 갔다 오고 계약직으로 사회생활도 해보고 점점 학번이 올라가면서 결국엔 그런 생각을 접게 되었지만, 여전히 전쟁에 대한 흥미는 남아 있는 상태였다. 이번에 레포트 주제로 『중세의 기술과 사회변화』를 정하게 된 것도 사실 그런 이유에서다. 교수님께서 정해주신 책들을 뒤적거리던 중 이 책에서 봉건시대의 발전을 등자와 기병의 성장을 통해 설명하고 있는 부분이 확 눈에 띈 것이다. 마침 근현대 이전의 전쟁사에 관해서는 간략한 흐름만 알고 있는 수준이었기에, 이 책에서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한국 서양사학회에서 발행한 서평을 보니 이 책이 60년대에 매우 큰 반향을 일으켰던 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고대와 근대의 사이에 끼인 문화적이자 기술적 정체기라고 평가받던 중세가, 실제로는 문화에 있어서나 기술에 있어서나 창조성과 합리성의 시대였음을 역설함으로서 중세에 대한 재발견이 시작되게 한 책이라는 것이다. 물론 등자와 쟁기라는 작은 단서로부터 중세의 발전을 설명하다보니 일부 논리적 비약도 있고, 나중에 학자들에 의해 반박된 내용도 많지만 일단 중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 것만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하는 이 책의 업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제 이 책의 주요 내용을 소개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