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청소년이 접근 가능한 패스트푸드점, 주유소, 편의점은 이십대 장년들로 채워지며 청소년들은 고용이 불안정한 곳으로 내몰리고 이들의 인권은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십 대 밑바닥 노동』은 이렇게 불안정한 청소년 노동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나이’와 ‘성별’의 위계 속에서 모욕을...
책을 읽으며 필자의 아르바이트(이하 ‘알바’) 경험이 떠올랐다. 고등학생 시절, 2만원의 한 달 용돈은 원하는 것을 사기에 턱없이 부족한 돈이었다. 가끔 용돈이 더 필요할 때면, 책에서의 ‘호텔리어’ 알바를 10번 정도 했었다. 구두를 신고 움직이는 일이었기에 알바를 하고 집에 오면 몸이 힘들어 곯아떨어졌다. 책에서의 혜정이가 겪었던 일들은 고스란히 경험했었다. 출근시간에 맞춰가도 필요한 인원보다 많이 부른 탓에 집에 가야 했던 일, 쟁반을 쓰지 않고 그릇을 나르던 일, 대기시간에는 의자에 앉아 쉬지도 못하고 쭈그려서 쉬어야만 했던 일 등이었다. 물론 정신적인 고통도 함께 했다. 그것은, 호텔에 오는 손님들이 나를 대하는 행동과 호텔 직원의 행동이었다. ‘나’를 부르는 호칭과 대하는 말투는 은근히 무시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 때 나는 왜 그러한 태도에 대해서 불합리하다고 말하지 못하였을까.
지금까지 나는 노동과 청소년을 한 선상에 두어본 적이 없었다. 내 사고 속 청소년과 노동이라는 단어는 아예 교집합이 없었다. 그렇기에 이 책은 나에게 새로운 시사점을 던져주었다. 먼저 간단하게 『십 대 밑바닥 노동』에 대하여 살펴보자. 이 책은 십 대 노동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청소년들의 다양한 노동 양상에 대해 알아본다. 예를 들어 목숨을 걸고 달리는 배달 대행 노동자 원석이, 생계형 알바에 뛰어든 기초생활수급가정 청소년 경수, 여성·청소년·노동자라는 3종의 약자성을 가진 채 노동의 세계로 뛰어든 서정이가 있다. 저자는 청소년 노동자와의 인터뷰를 토대로 그 속에 녹아 있는 청소년 노동의 실체를 파고든다. 대체로 문제점을 진단하며 그 문제에 대한 비판이 많다. 비록 몇 년 전까지도 나는 고등학생이었지만 내 주변에서 노동을 한다는 친구는 단 한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