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은유의 렌즈를 통해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사회이론의 주요 은유를 명쾌하게 설명한 책사회이론가들이 추상적인 사회이론을 설명하면서 사람들에게 친숙한 은유라는 수단을 어떻게 활용해왔는지를, 이러한 은유가 인간사회의 이해를 어떻게 틀지어왔는지를 독창적인 방식으로 탐구한 책이다. 이 책은...
제4장 : 전장으로서의 사회
전쟁은 좀처럼 사회에 대한 적절한 은유일 수 없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전쟁 은유는 인간사회의 이중의 측면을 함의한다. 왜냐하면 전쟁은 어떤 측면에서는 사회적 관계를 손상시키고 파괴하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사회적 관계를 강화하고 그 관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기 때문이다. 독일의 사회학자 게오르크 짐멜이 지적했듯이, 전쟁은 사회적 연대에 기여할 수도 있다. 폰 트라이치케는 전쟁의 위대함에 대해 “전쟁은 그 야만성과 냉혹함에도 불구하고 남자들간의 사랑의 유대를 만들고, 함께 연대하여 죽음에 맞서게 한다”고 표현하였다. 또한, 우리는 실제로 플라톤 이후 사회이론에서 거둔 가장 위대한 성과들 중 많은 것이 사회의 본성과 미래에 관한 문제가 특히 긴급한 문제로 상정되었던 전쟁과 혁명의 시기 동안 이루어졌다는 점을 통해 전쟁은유가 사회를 은유하는 하나의 중요한 관점이라는 걸 유추할 수 있다.
군사적 사회 모델
고대 스파르타는 아마도 대표적인 군대 은유 중 하나일 것이다. 사람들은 스파르타가 하나의 군대라고 말할 수도 있다. 평화로운 왕국이라는 고대 그리스의 대중적 이미지와는 대조적으로, 역사상의 아테네는 내적⦁외적 분쟁의 가마솥이었다. 플라톤은 『국가』에서 좋은 사회를 정식화하는 가운데 군사 모델을 언급한다. 하지만, 니스벳은 군사적 노선을 따라 조직화된 사회에서는 폭력이 영웅적 행위의 지위를 획득한다고 지적한다. 군대 조직은 어떤 면에선 일찍이 막스 베버가 언급했던 근대 관료제의 원형이기도 하다. 이처럼, 강력한 권위주의적인 국가 관료제에 의해 지배된 그러한 사회들은 유사군사적 노선을 따라 질서 지어 있다. 그러나, 권위주의는 전적인 통제에 대항하는 반권위적인 저항을 낳는다. 이는 결국 사회는 일정 정도의 갈등을 내재한다는 것을 함의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이제 관심을 돌릴 갈등이론의 핵심 통찰이다.
1장 : 은유적 상상력
사회를 은유하기에 앞서,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진리(眞理)에 대한 은유를 먼저 생각해보자. 모든 학문의 뿌리는 진리에 대한 은유라고 직유할 수 있다. 사회과학, 경영학, 문학, 자연과학, 공학, 의학은 광의적으로 보면 진리에 대한 은유이다. 각각의 학문은 진리의 일부 측면을 밝혀주고 다른 측면들은 감춘다. 각각의 학문은 한 부분에선 중요한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지만, 그것은 진리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다시 말해, 모든 학문은 진리를 바라보는 고찰 방식인 동시에 고찰하지 않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진리에 도달하기 위한 각각의 학문적 견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 은유를 시도하는 과정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책에는 색스의 시에 장님들이 코끼리를 만지는 장면이 나온다. 사회학자들은 우화 속의 장님들처럼 제한된 관찰과 분석 능력만을 지니고 부분적인 증거에 기초하여 어떻게 해서든 사회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제까지 전체 사회를 이해한 사람이 있었는가? 가장 단순한 인간 공동체라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것의 전부를 이해할 수 없다. 우리는 유한한 인간이기 때문에 어떠한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 내포되어 있는 비가시적인 진리를 동시에 파악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러한 한계를 조금이라도 극복하기 위해 모델링(Modeling)의 과정이 필요하며, 그 모델링은 관념을 틀 짓기 때문에 신중하게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은유, 직유, 그리고 유추
우리는 이 모델링의 과정에서 은유, 직유, 유추를 자주 활용한다. 은유(Metaphor)는 하나의 대상과 다른 대상을 동일시하여 마치 하나를 다른 하나인 것처럼 바라보게 한다. 직유(Simile)는 은유보다 사실에 더 충실하다. 직유는 어떤 함축적인 측면에서 하나의 사유대상이 다른 사유대상과 유사하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