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미국의 저명한 가톨릭 작가 토마스 머튼의 명상 안내서. 일상생활에서 명상의 필요성을 느낀 사람들을 위한 책으로, 하느님 안에서 명상하고 새로운 삶을 살도록 이끌고 있다. <명상이 아닌 것>, <자신을 찾기 위해 기도하십시오>, <혼자 있기를 배우기>, <전통과 혁명...
►들어가며
토마스 머튼의 작품들을 전기, 전환기, 후기로 구분할 수 있다면, “새 명상의 씨”(1962)는 후기 작품으로 간주된다. 특별히 새 명상의 씨는 전기 작품으로 여겨지는 “명상의 씨”(1949)를 단순히 개정보완하거나 새로 꾸며 낸 것이 아닌, 여러 면에서 완전하게 새로운 책이라는 사실을 책머리에서 저자는 밝히고 있다. 그러므로 이 두 책을 비교하면 토마스 머튼의 영적인 성장, 특히 명상에 대한 이해의 변화와 깊이의 폭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는 단지 “새 명상의 씨”에 대한 발제이기 때문에 “새 명상의 씨” 본문을 중심으로 다루고자 한다.
►“새 명상의 씨” 제목에 대한 나의 단상
씨는 생명을 담지하고 있는 보석과 같다. 씨는 생명이 발화하기 이전의 시작과 끝을 함축하고 있는, 모든 것이 자체로 자기 완결적이다. 이렇게 자기 내적인 씨는 자기를 외화 함으로써 참 자기를 실현해 나간다. 겨자씨는 겨자나무로, 포도 씨는 포도나무로 성장하는 것처럼. 결코 겨자씨에서 포도나무를, 포도 씨에서 겨자나무를 낼 수 없다. 이렇게 씨 안에 내재된 참된 자기를 발화하고, 이것을 실현해가는 과정, 완덕의 삶이 바로 명상은 아닐는지 생각해 본다. 토마스 머튼은 칠층산을 통해 자신의 창조 목적을 ‘관상’(이하 ‘명상’으로 통칭)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씨앗의 자기실현은 씨 안과 밖의 접촉이며, 이러한 상호 관계성 속에서 자신의 껍질을 깨고, 세상과의 소통을 의미한다. 또한 이러한 과정들이 하나님의 은총 아래에 있음을 전제한다. 딱딱한 씨앗이 축축하고 습한 어둔 땅 속에서 고독을 빨아들인다. 한 줄기 생명의 빛을 따라 참 나를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 싹을 내고, 줄기를 내어 참 자기를 찾아서 성장한다. 때론 따가운 햇살을 온 몸으로 받아내고, 차가운 빗줄기에 자신을 적신다. 이러한 세상과의 호흡을 통해 내적인 씨앗은 세상을 통해 자신을 외화 시키고, 이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은총의 빛 아래 있음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