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다시 기형도의 거리에 서다!기형도의 30주기를 맞아 그가 남긴 시들을 오롯이 묶은 기형도 시 전집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기형도가 떠난 지 30년. 그 긴 세월 동안 새로운 세대의 독자들이 계속 출현했고, 기형도라는 이름은 잊히는 대신 더 풍요로워졌다. 그 힘을 만든 것은 기형도의 시 내부의 뜨거운...
당신의 시집을 읽었습니다. 시를 읽는 일은 상상력으로 행간을 채워야 하는 일이라 피곤하고 어려울 것 같은 마음에 선뜻 엄두를 못 내고 있던 차였습니다. 그렇지만 올해로 30주기를 맞았다는 익숙한 이름의 시인이 궁금했고, 어쩐지 '길 위에서 중얼거린다'는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책을 읽었습니다.
시인이여, 저는 당신을 잘 알지 못합니다. 더구나 당신이 살았던 시절의 상황과 그 시절의 고민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당신의 외로운 언어들이 잠들기 전까지 마음속에 울리더군요. 어쩐지 깊이 공감하기도 했지요. 그래서 시간을 넘어 당신과 대화하고 싶어,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이름도 생소한 기형도 시인, 1960년생, 독자인 나와 비슷한 연배의 시인이지만 29세의 젊은 나이에 타계한 거리의 시인,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여러 가지 수식어가 나오는데, 천재시인에서부터 거리의 시인까지 , 1985년 등단한 이후 불과 4년뒤 1989년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그의 작품 “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를 읽고 있으면 , 참으로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우선 그의 작품의 세계는 너무 깊고 심오하여 일반인 우리들에게는 쉽지 않은 책이다. 나만 그런 것일까?
평소 나는 스스로 글재주가 없는 사람으로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책을 읽는 수준까지 없을 줄이야! 할 정도로 난해한 기형도 시인의 작품을 감상하자니 참으로 힘들다.
한두 번 읽어서는 도저히 그의 글들을 이해 할 수 없었다. 읽고 덮기를 반복했다. 보통의 책이면 정독하여 완성하고, 다음의 책을 고르지만 시인 기형도의 책은 몇 편의 작품을 읽고 또 읽는다. 덮었다가 다시 꺼내서 읽기를 수십 번 반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