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누구나 집을 지을 수 있지만, 누구나 잘 지을 수는 없다!
건설관리전문가 김선규 교수가 상가주택 한 채를 짓는 과정을 세밀화처럼 그려냈다!
대지 구입에서 완공 후 입주까지 과정을 사실적이며 감성적으로 기록한 인문학적 건축일기
모든 건물들은 자기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지붕을 덮는 마지막으로 5부의 골조공사가 막을 내린 줄만 알았지만, 거푸집 해체공사가 남아있었다. 거푸집 공사는 설치보다 해체에서 큰 노동과 힘이 들어간다고 과거 수업에서도 배웠었고 책에서도 많이 언급되었다. 거푸집 해체는 자칫하면 거푸집 붕괴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작업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체 거푸집 해체 작업에는 계획했던 그것보다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듯 며칠이 더 필요해 보였다. 모든 작업에는 정해진 일정이 있다. a의 작업을 끝내야지만 b의 작업을 시작할 수 있는 공사종류들도 많이 존재한다. 담유에게는 방수와 미장 공사가 끝나지 않으면 창호공사를 시작할 수도 없으니 거푸집을 해체하는 게 현재 급우선으로 끝내야 하는 일이다. 이처럼 건설 현장에서는 a 작업을 하면서도 후일의 b 작업도 같이 생각해놓아야 하는 점이 되게 사람을 불안하게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예상외로 하나의 공사종류가 밀릴 수도 있는 것처럼 어떤 공사종류는 예상 날짜보다 빨리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건설현장에서는 어떤 공정이 빨리 끝날 것인지 예측할 수 없으므로, 건설주인 담유에게는 초조하고 마음이 조마조마한 시간일 것이다.
수업 때 배운 건설 공사종류들 사이의 연결성을 나타내는 Schedule 표 중 하나이다.
7월 4일 작업이 없는 일요일에 담유는 작업일지를 정리했다. 이 작업일지 작성은 미루다 보면 까먹기 쉬워 제때제때 건설과정에 맞춰 작성해야 한다.
결국, 일주일이 밀린 7월 6일에 천장 거푸집을 해체로 거푸집은 끝이 났다. 목수들의 오야지인 조사장이 직접 천장의 거푸집을 해체한다는 것을 보고 왜 일반 목수들에 비해 일당을 더 받는지 알 수 있었다. 물론 현장경험이 더 많으니 일에 더 능숙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만큼 그 일의 위험성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동료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모습은 멋지다는 말 말고는 표현할 수 없다. 이는 같이 일하는 동료 목수들에게는 오야지로서의 책임감을 보여줄 것이고 그들의 충성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독후감을 작성하기 전, 적절한 시기에 읽게 되어 좋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아직은 건축공학도로 학부 생을 재학하여 건축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건축’ 관련 학문을 전공으로 한다고 하면 주위에서 예를 들어 “내 집 설계 해 줄거지?” 혹은 “지어 줄거지?” 하는 말을 들어본 경험이 있다. 아마 많은 학생들이 공감을 할 것이다. 이런 말은 부모님께서도 하시는 편인데, 마침 우리 집이 이 책의 1-4장의 과정을 지나고 있었다. 부모님께서는 대지 구입을 완료하셨는데, 아직까지 고민이 많으신 것 같았다. 아무래도 전문 분야가 아니기도 하고, 과정도, 그에 따른 비용도 부담스러우신 것 같았다. 그래서 아마 이 시기에 읽게 된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책은 교수님 말씀대로 쉽게 읽혔는데, 사실적이고 구체적인 설명과 묘사가 많은 도움이 되었는데, 그 와 함께 3인칭 서술이 정말 효과적이었다. 전문적인 단어도 많이 섞이고,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데 서술자 본인까지 3인칭으로 쓰여 있으니 어떤 사람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분명히 구분해서 읽을 수 있었다. 또한 보통 이런 책들은 보고서 형식으로 딱딱하게 적히기 마련인데, 어려운 단어들도 풀어쓰려 한 흔적이 보이고, 특히 필자의 경험을 시간 순서대로 적었기 때문에 더 가독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끝까지 마저 읽게 되면 부모님께도 이 책을 추천 드릴까 한다. 아마도 집 마련 과정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1-4장이 아닌 맨 처음에 있는 ‘건물의 진면목’ 이라는 부분이었는데, 내가 느끼는 건축의 매력 포인트를 담아 놓은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더더욱 와 닿았던 것 같다. 옛날에는 집이 세습귀족의 작품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건물을 설계한 사람, 시공한 사람이 뚜렷이 나타나고, 건축주들의 개성이 담긴 건물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이 현재 건축의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