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8월 15일 광복 이후부터 지금 현 정부까지를 의미하는 ‘현대사’는 현재를 살아가며 매일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지닐 것이다. 하지만 부끄럽지만 나는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는 대한민국의 현대사에 대해 아주 기본적인 내용만을 알고 있었다. 이를테면 광복 이후 우리나라가 신탁통치를 받았고 한 나라 안에서 북한과 남한이 각각 독립적인 정부를 세움으로써 지금의 분단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현대사에 대해 어디 내놓기도 민망할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고등학교 때 국사를 접하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자세하게 배울 기회가 없었고 또한 현대사에 대해 먼저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지 않은 내 스스로의 탓도 클 것이다. 그래서인지 책 한 장 한 장에 쓰인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면서 페이지를 넘기는 데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다.
'해방전후사의 인식'은 12명의 지식인들의 논문을 모아 펴낸 책으로 조선이 일본으로부터 해방되었을 때의 진전, 직후 사정과 그 이후의 친일파 청산실패, 6.25 전쟁 발발과 분단에 이르기 까지의 과정,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실정 등, 해방 전후의 역사에 대한 저자들의 인식을 다루고 있다.
70년이 흐른 현재에도 우리는 광복절이 될 때마다 일본으로부터의 식민지배에서 벗어나게 된 것을 기린다.
하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우리의 힘으로 이루어내지 못한 일제로부터의 해방은 민족 분열의 시작이었다.
우리의 독립은 우리 민족의 힘으로 이루어낸 것이 아닌 외세에 의한 결과였고 이 때문인지 외세는 우리의 독립을 인정하려들지도 않았으며 외세 개입의 결과는 참혹했다.
만약 외세에 의한 독립이 아닌 우리 스스로가 자의적으로 우리를 독립의 길로 이끌어나갈 혁명적 주체세력이 있었다면 우리의 역사는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든다.
하지만 지도층은 해방을 맞이하여 이렇다할만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어쩌면 이 때부터 우리나라의 올바른 정치로의 길이 틀어졌을지도 모른다.
이 때 우리 민족이 올바른 길로 나아가기 위해선 무엇보다 지도자들이 정확한 통찰력을 갖고 서로 반대되는 이념을 가졌더라도 필요할 때 동행할 줄 알아야하는데 이승만을 비롯한 우리의 지도자들은 그렇지 못했다.
그것은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3년 넘게 역사과 중등 임용 시험을 준비하다가 새로운 선택을 하게 된지 이제 2년이 채워지고 있다. 작년 까지만 해도 역사책이라면 신물이 났었다. 그럼에도 내가 오랫동안 공부했던 분야라 그런지 나도 모르게 관심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수능이 끝나고 어느 교육대학교에 지원할지 고민하던 무렵, 사회탐구 준비 외에는 역사에는 일체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나의 눈을 사로잡는 뉴스가 있었다. 2014년 초 전 국민의 시선을 집중시킨 ‘교학사 역사 교과서 ’문제이다. 교학사에서 검정 신청을 낸 역사 교과서에 무수히 많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다. 아무래도 주변인들이 역사과 친구들이다보니 자연스레 접한 뉴스였다. 그 때 가장 처음 든 생각은, 아니 생각이라기보다 감정은 분노였다. 그 다음은 이 교과서가 과연 검정에 통과할까? 라는 의심이었다. 그리고 의심의 부메랑은 되돌아와 내 뒤통수를 가격했다. 교학사 교과서는 당당히 검정에 통과되었고 여러 학교의 채택을 받기까지 했다. 그 중에 일부는 나도 익히 알고 있는 소위 말하는 명문고였다. 충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