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시인의 눈과 머리와 마음에 새겨진 한 글자의 결과 겹!‘감’에서 출발해 ‘힝’까지 310개에 달하는 한 글자로 섬세하게 삶을 가늠한 『한 글자 사전』. 10년 전, 마음을 이루는 낱말 하나하나를 자신만의 시적 언어로 정의한 《마음사전》으로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채웠던 김소연 시인이 10년 세월의 연륜을...
글자의 활용이 예전 같지 못 하다곤 하지만 스마트폰이 전화 중심에서 메시지, 카카오톡 같은 SNS 중심으로 넘어가는 양상은 역설적으로 글자의 건재함을 보여준다. 대한민국의 현대사회, 글자가 살아있는 시대이다. 시인이지만 과감히 시가 아닌 단어의 정의들을 써 내려간 『한 글자 사전』은 흥미롭게도 제목이 모두 한 글자이다. 한 글자라고 얕잡아봐선 안 된다. 단어마다 작가만의 생각을 담고 있어 글자의 무궁무진한 변신 가능성을 살펴보는 매력이 있다. 글자에 대한 애정은 기본이고 한 글자로 누군가에게 먼저 이야기를 하고 싶게 하는 작용이 책들의 두 번째 매력이라 감히 생각한다. 이 글에는 '나'의 관점에서 글자와 관련된 여러 생각들을 어렵지 않은 말들로 담으려고 노력했다. 인용구를 활용한 짧은 문장으로 글을 구성하되 나만의 색을 덧입히기 위해 문장을 계속 다듬었다.
<한 글자 사전>은 최근에 읽은 책 중에 여운이 가장 많이 남았던 책이다. 간결한 문장으로 이루어져 술술 읽히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한 페이지씩 천천히 읊조리며 읽었다. 처음 책을 읽기 전에는, 사전이라는 독특한 형식을 취한 시집이라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또한 나에겐 딱딱하기만 한 사전속 ‘한 글자’로 어떠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을지란 의문을 가지고 책을 읽어나갔다. 하지만 이내 간결한 문장서 담긴 담백함과 사람냄새가 나는 이 책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오랜만에 오각을 자극시키는 게임, 만화가 아닌 가슴이 따뜻해지는 책을 접한 기분이었다. 보고만 있어도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기에 더욱 더 이런 책을 읽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항상 책을 읽을 때, 내가 받아들이는 감정보다는 책을 쓴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 글자 사전>은 책을 읽는 사람들이 느끼는 의미가 다 다르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사전적 의미가 아닌 새로운 관점으로 단어를 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