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대학입시라는 굴레에 얽혀 있는 아이들의 얼굴에서 발견한 '희망가'. 지은이는 아이들을 '진솔들아!'라고 부르는 10번이나 고3담임을 맡은 교육의 최전선에 서 있는 사람이다. 지은이의 글에 제자들이 그림을 그린, 즐겁게 만든 책. 우리 교육의 문제점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꿈과 희망, 아이들의 아픔과...
‘인생은 생방송, NG는 없다.’
교실 정면에 걸려있는 급훈이다. 결연함을 넘어 비장함까지 느껴져 가슴 한 구석이 아파 온다.
아들이 다니는 고등학교 제1회고사에 학부모 감독으로 초대되어 갔었다. 사실 학교라는 곳은 우리 학부모들이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 멀고 어려운 곳이어서 1년에 겨우 한두 번 정도 드나드는데 어머니회 측에서 참관 학부모를 구한다는 소식에 응한 결과였다.
드디어 선생님의 안내로 배정된 3학년 5반 교실에 들어섰다. 학교 시험인데도 교실 안은 숨소리마저 삼킬 정도로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꽃피는 4월 따사로운 이 봄날에 교실을 가득 채우는 소리는 오직 쿨럭 거리는 기침 소리뿐이었다. 마치 병원 대합실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것처럼 기침소리는 심했다. 창백한 얼굴을 한 채 연신 터져 나오는 기침을 참으며 시험지를 노려보고 있는 아이들을 50분 내내 지켜보면서 착잡한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