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책의 지은이 조너선 D. 스펜스는 미국을 대표하는 중국학자에 속한다. 그는 도서관에서 자료를 검토하던 중에 우연히 ‘왕씨’라는 여인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고 그것에 자극받아 이 책을 쓰게 되었다. 17세기 후반 중국 산동성 탄청현이라는 마을에서 발생했던 살인 사건을 배경으로, 이 마을에...
조너선 D. 스펜스는 영국에서 태어나 윈체스터 대학과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수학한 후 예일대학원에 입학하여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케임브리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진 영국사 중 헌법의 역사를 전공하고 있었지만, 예일대학교에서 메리 C. 라이트의 영향으로 중국사에 빠져들었다. 이후 조너선 D. 스펜스는 현재 미국예술과학원과 미국 철학 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영국의 역사 서술 방식에 맞게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있다. 그는 미국에서 가장 독자가 많은 중국사 연구자로 꼽힌다. 그의 대표 저서로는 『왕 여인의 죽음』, 『현대 중국을 찾아서』, 『천안문』 등이 있다. 그는 저작상을 휩쓸었으며 사료에 충실하면서도 문학적 터치를 얹은 역사 저술을 사용하여 생생한 묘사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
조너선 D. 스펜스가 지은 『왕 여인의 죽음』은 17세기 후반 중국의 탄청현을 배경으로한 역사서이다. 이때까지 주로 읽어왔던 역사서는 HISTORY, 즉 남자들의 역사, 그리고 고위층과 왕족들의 역사였다면 『왕 여인의 죽음』은 사회적 빈곤층, 그리고 여자의 삶에 대한 역사서라는 점에서 신선하게 다가왔다.
왕 여인은 어떤 대단한 사람이기에 저자는 그 여인의 죽음에 관하여 책을 썼을까? 하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이 이 책을 집어 들었을 때 드는 생각일 것이다. 하지만 왕 여인은 대단한 사람이라고는 말 할 수 없다. 이 여인은 중국의 한 모퉁이인 탄청 현에 살았던 평범한 여인이었다. 이 책은 탄청 현에 살았던 자작농이나 농업 노동자 그리고 그들의 아내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네 가지 위기 국면을 통해 그들을 관찰하고자 한다. 토지에서 이루어지는 노동의 실태와 토지세의 징수문제, 자신의 아이와 유산을 지키려는 과부의 노력, 지역 내의 반목으로 인해 발생한 폭력사건, 왕 여인의 결단이 그것이다. 탄청 현의 주민들은 순탄한 생활을 하지 못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백련교 반란 때 죽어 갔고 기아와 도적과 질병으로 인해 고통을 받았다. 그리고 엄청난 메뚜기 떼가 탄청에 날아들어 밀을 망치고 밭에 알을 낳음으로 기근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