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인간은 일정한 制約 속에 살도록 규정된 존재이다. 時空의 제약이 그러하며 인지와 신체능력이 그러하다. 일부 언어학자들이 인간의 뇌 속에는 무한한 문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하지만 그것 역시 엄밀히 따지자면 말하는 이의 직접적, 간접적 경험의 범주 내에서 가능한 일이다. 이는 우리가 바라보는 어떤 대상이 지닌 총체적인 면모를 파악하는 일이 참으로 어려운 일이며 극단적으로는 그것이 불가능한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대에 발생하는 많은 문제와 사건들에 대하여 우리는 과연 얼마나 알고, 생각하며 사는가?
이 글은 <김영철전>이란 작품이 작가가 위치한 곳에서 바라본 어떤 대상의 일면이라는 이라는 사실에 주목하여 그 성격을 밝혀 보고자 한다. 이는 작가와 같은 위치에 서 있는 많은 사람들의 공통된 인식일 수 있는 동시에, 작가와 이질적인 위치에서는 전혀 파악될 수 없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 武官인 아버지와 전란
유복자가 아닌 이상, 아니 유복자라고 하더라도 그 아비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