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 코드』가 나왔을 때, 또 동명의 영화가 나왔을 때도 한국기독교 총연맹(이하 한기총)같은 보수 기독교 집단에서는 집단 반발이 일어났다. 그들이 주장하는 ‘예수를 모독했다’는 증거는 차치하고, 거기에는 따로 중요한 이야깃거리가 있다. 그것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것은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이라는 그림에서 예수의 왼편에 앉은 사람이 아무리 봐도 여성임에 틀림없다는 것이었다. 그림을 유심히 살펴보면 정말 여자 같다. 『다빈치 코드』는 바로 이 그림의 그 부분에 대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면서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갔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예수 왼편의 그 인물은 요한으로 알려졌다. 요한은 예수가 특별하게 아끼고 사랑했던 제자다. 하지만 그림 속 인물은 아무리 봐도 여성에 가깝다. 중요한 것은, 한국의 기독교 단체가 <최후의 만찬>에 여자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저자는 바로 한국 기독교 단체들의 이러한 사고방식에 대해 끊임없이 지적한다.
해당 책의 제목이 눈먼 종교를 위한 인문학이기에 철학, 예술, 문학, 역사 등을 종교와 엮어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설명할 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그런 내용보다는 중립에서 성경을 올바르게 해석하고 종교인들을 비판하고 있다. 그렇기에 매우 마음에 든다. 개인적으로 종교를 맹신하는 것을 안 좋게 바라보고 있으며 평등의 시대인데 불구하고 교회에서 여성혐오를 끊임없이 재생산하기 때문에 오히려 증오하기까지 한다. 기독교를 믿는 학교에 다니면서 이 같은 의식이라니! 얼마나 모순되는지 아냐면서 다른 사람들을 웃길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국에서 여성으로 태어났으며, 수많은 선교사에게 시달렸다면 나의 감정이 이해갈 것이다.
어릴 적부터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면서 지하철과 길에서 전도하는 사람을 기피했다. 그들은 지나치게 시끄러웠고, 한 번 목표물을 정하면 몇 시간이고 계속해서 설득하려 들었기 때문이다. 조용한 장소를 선호하고, 사람과 어울리는 행위가 힘든 나에게 있어 선교사들은 마주치기만 해도 고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