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글쓰기는 ‘진심을 말하는 법’이다. 난 <사회과학자의 글쓰기>에서 필자 하워드 S. 베커가 던진 질문 “왜 그들은 자신들이 쓴 글을 수정하라는 말을 글을 잘 못 썼다는 말로 오인할까? 왜 퇴고를 그렇게 싫어할까?”에 대해 어느정도 답을 내릴 수 있다.
“진심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 또한 퇴고에 질색할 때가 있다. 진심없이 후려갈겨쓴 글이 해당한다. 진심을 감춘 글이 해당한다.(원고료 받고 이런저런 주문을 받은 글 등) 여기에 ‘기술’로만 글을 쓴 사례도 포함된다. 글에 대한 예의는 ‘진심’으로 쓰는 것이다. 장르와 형식은 다양할 수 있다. 하지만 반드시 진심은 모든 글 속에 녹아있어야 한다. 사람마다 진심을 말하는 법이 다르다. ‘말하는 법’은 장르와 형식을 뜻한다. ‘진심’은 내용이다.
글을 쓸때마다 ‘진심’을 놓고 고민한다. ‘솔직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언뜻 단순한 문제 같다. 하지만 진심에 대한 솔직여부는 장기적으로 글을 쓸 수 있느냐, 이번만 쓰고 말 것이냐를 결정짓는 관건이다. 자신이 글을 얼마나 쓸 수 있겠는가 수명을 체크하는 척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