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11년 간 호스피스에서 인생의 마지막 음식을 만들었던 요리사의 이야기 "우리는 인생의 날들을 늘려줄 수는 없지만, 그 날들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는 있습니다." 이 문구는 마지막 순간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모인 호스피스 '로이히트포이어'의 로비에 적혀 있는 호스피스의...
독일 함부르크의 호스피스 로이히트포이어에는 슈미트라는 요리사가 있다. 고급 레스토랑의 수석 요리사 출신인 그는 음식을 통해 가장 소중한 순간을 만들어내는 특별한 요리사인데, 그는 호스피스에서 생의 끝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음식을 만들어주는데, 이 음식이 그 사람의 마지막 식사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은, 시한부를 선고받은 이들에게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식사를 요리하는 슈미트의 이야기로 내용이 전개된다. 보통 호스피스라고 하면 죽음이나 아픔 등의 부정적인 단어들을 연상하게 되는데, ‘요리’와 호스피스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하는 관심이 생겼고, 죽음을 앞둔 이들에게 요리란 어떤 의미일까를 생각하며 책을 읽어나갈 수 있었다.
책을 읽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삶을 살아가며 당연하게 생각하는 평범한 일상들에 감사하며 살아야겠다는 것이다. 책에는 죽음을 앞두고 스스로 숟가락조차 들 수 없는 환자들의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건강한 이들에게는 수저를 드는 일은 의식조차 없이 당연한 일일 뿐이다.
흔히 호스피스라고 하면 우리는 ‘죽음’을 떠올린다. 죽어가는 이들이 모여있는 곳. 그들이 잘 죽어가도록 간호를 하는 것. 그것을 호스피스라고 오해하고 있는 경우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호스피스는 잘 죽어가는 것이 아닌 남은 생을 잘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호스피스는 죽음을 앞둔 말기환자와 그 가족을 사랑으로 돌보는 행위이며, 환자가 남은 일생동안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키고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하며 삶의 마지막 순간을 평안하게 맞이 할 수 있도록 신체적, 정서적, 영적으로 도움을 줌으로써 사별가족의 고통과 슬픔을 경감시키기 위한 총체적인 돌봄을 뜻한다. 우리는 영원히 살 것처럼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하루하루 또 다가올 내일의 태양을 바라보며 너무나도 당연하게 오늘을 지나쳐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