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인간의 몸이 최소한의 존엄성을 인정받지 못한 채 상품화되어가는 전세계의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하고, 기술이 사회적·문화적 가치보다 우선될 때 생겨나는 사회적·법적·윤리적 문제를 비판한다. 골수, 피부, 정액 샘플 등 신체조직이 최소한의 동의도 없이 과학적 연구나 상업적 이익 등을 위해 악...
먼 훗날, 어쩌면 우리는 신체 일부분에 바코드를 새기게 될지도 모른다. 인간 그 자체가 상품 취급을 받게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누군가는 이를 비약이라고 할 수 있으나,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인체 시장을 방관한다면 이는 더 이상 비약이 아니게 될 것이다. 과연 돈만 된다면 인간의 신체 일부를, 유전자를 사고파는 일이 정당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 더 나아가, 돈으로 다른 이의 신체를 통제할 권리를 가지는 것이 과연 윤리적으로 옳은 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
언제부턴가 인간의 신체는 상품화되어 타인에게 통제를 받게 되었고 이것은 결국 ‘인체 시장’이라는 기괴한 틀을 만들어냈다. 생명공학에 관한 연구는 더 이상 공익을 위한 연구가 아닌 거대한 사업의 장이 되었으며, 인간은 실험체로 전락하게 되었다. 극단적인 자본주의적 사고에서 인간의 몸은 돈이 되는 하나의 수단으로 보일 수는 있으나, 결코 이러한 관점이 옳다고는 할 수 없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아무래도 내가 활동하고 있는 독서동아리에서 내가 관심 있는 분야에 관한 책을 읽게 되어서 인 것 같다. 이 책을 읽기 전에 표지를 보고 꽤 놀랐다. 사람얼굴들이 빨래줄 같은 것에 매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신기한 마음에 읽기 전 인터넷에서 다른 사람들이 써놓은 평론들을 읽어보았다. 네티즌들이 써 놓은 것들이었는데 나를 더 빨리 읽어보고 싶게 만들었다.
아무래도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2장에 있는 “나는 한때 인간이었다가 그 후에 사회보장번호가 되었고, 지금은 바코드에 불과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복제된 양과 마찬가지인 상품이 되어버린 겁니다.”이었다. 딱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이 책이 서술하고자 하는 바와 그 어떤 문장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