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 사람을 자살로 몰고 가는 것은 무엇일까? 왜 폭탄을 몸에 차고 붐비는 시장으로 걸어 들어가 자신의 몸을 폭파시켜 주위 사람들을 죽이는 걸까? 오늘날의 자살 혹은 자발적 죽음이 이전과는 어떻게 다를까? 중국, 인도, 중동, 서구사회에서 자살은 동일한 의미로 받아들여질까? 자살의 유형과 시간에...
일단이 책은 픽션이 아닌 논픽션임에도 불구하고 읽는 내내 힘든 부분이 많았다. 자살이라는 테마를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는 만큼 수없이 많은 자살의 예가 나오고, 그 모든 예를 받아들여 이 책에 적힌 이론을 이해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자살은 누가 봐도 권장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고 자살을 줄이는 것이 정상적인 국가의 목표일 정도로 자살이라는 그 행위는 끔찍한 죽음의 수단이기도 하다. 이 책은 과거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제목 그대로 자살의 사회학, 또는 자살의 역사에 대해서 아주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그래서 과거에 서구에서 사람들이 자살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졌는지, 현대 시대에 서구에서는 자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중국으로 대표되는 아시아에서는 자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자세하게 알 수 있었다.
자살은 개인에게는 최악의 선택이지만 사회적인 의미로 보면 분명 하나의 현상이다. 그리고 자살이라는 통계에는 그 국가의 문화, 경제, 가치관 등 다양한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이 책은 자살의 역사를 추적하면서 동시에 자살의 사회학적 의미, 인간이 사는 사회에서 자살이 지니고 있었던 의미와 자살에 대한 국가적인 대처를 종합적으로 서술한 책이다. 이 책에는 자살, 이라는 것의 전부가 서술된 것 같았다. 분명 자살은 한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악의 선택이고, 결코 누구에게도 자살을 권장할 수는 없다. 자살로 인해 목숨을 끊은 사람들은 물론 남는 주변의 사람들도 고통에 시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사실이 명백하게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고 또 누군가는 자살을 고민하고 있기도 하다. 그 자살이라는 행위는 개인의 선택이기도 하지만 사회의 현실을 나타내는 어떤 증명과도 같은 행위이기도 하다.
자살은 우리 주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회 문제다. 우리 사회에 사는 사람들, 혹은 우리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자살로 죽었고 또 누군가의 자살은 깨끗하게 망각되거나 잊혀졌다. 이 책은 사회학적으로, 역사적인 측면으로 자살에 대한 인식과 현황을 분석하고 서술한 책이다. 서구 사회에서는 예전에 자살에 대한 인식이 어땠는지, 중국과 인도에서는 어땠는지 국경을 뛰어넘는 분석을 통해 자살이라는 행위의 의미를 분석하고 있다. 자살은 사회 현상이자 일종의 전염병이라는 사실을, 의학적인 측면어로도 사회학적인 측면으로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은 아주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우리나라의 자살에 대한 인식을 생각해볼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는 실제로 자살률이 매우 높은 국가이나, 자살에 대한 인식은 금기시 이상으로 나아가지 않았다. 자살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나 누군가가 자살로 이르게 된 심리적인 부검을 중요시 하지 않고 단지 통계적인 의미로 자살을 해석하려고 하는 것은 자살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다소 비합리적은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