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접해야만 했던 이 책, ‘억눌린 장애인의 性 섹스 자원봉사’의 첫인상은 당황스러움과 귀찮음이었다. 과제이기 때문에 책을 읽기는 해야겠는데 워낙 선배들의 경험을 많이 들어본 이후인지라 내용이 예상이 될 것 같았다.
이 책의 처음 부분인 프롤로그는 다케다라는 장애를 가진 남성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다케다씨는 장애인들도 성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아주 실제적으로 보여준다. 너무 자극적인 내용인지라 맨 처음에는 거부감이 먼저 들었다. 책임에도 불구하고 그 상황이 바로 머릿속에서 그려졌기 때문이다.
괜히 창피한 마음도 들었다. 바로 이러한 마음 자체가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성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쉬쉬하면서 뒤에서는 할 거 다하는(?) 그러한 풍토 말이다.
첫 챕터의 주제는 바로 다케다씨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다케다씨는 산소통이 없이는 호흡이 굉장히 불편할 정도로 심한 장애를 가지고 있다.
수업 중 교수님께서 자원봉사에 대해 얘기하시던 중 해외에선 “섹스 자원봉사”라는 것이 있다고 소개해 주셨었다. 평소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 나지만 자원봉사관련 도서라고 콕 찝어서 본 적이 없는지라 막상 과제로 제출해야 한다니 무슨 책을 골라 읽을까 하는 생각이 많았는데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갔더니 이 책이 있었다. 선뜻 골라서 읽기 민망하기도 했지만 우선 읽어 보기로 했다. 조금씩 읽으면서 충격적인 내용에 당황도 했고 읽는 순간 누가 날 지켜보는건 아닌가 싶기도했다. 우선 나는 이 책의 저자인 ‘가와이 가오리’ 씨에게 대단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누구나가 생각은 하고 있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당당히 장애인의 성에 대해 발 벗고 나서서 말할 수 있는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대다수 한국인의 생각에 개방적인 일본의 성문화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의 성 문제가 거론된 것은 불과 몇 년 안 되었다는 것에 나는 ‘역시 일본도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들이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