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서평이나 독후감을 쓰면서 서두를 어떻게 쓰고 들어가야 할지 난감했던 적이 얼마만인가 싶다. 너무 잘 쓴 책을 다 읽고 그 감정의 소용돌이를 이성적인 글로 온전히 풀어내는 것은 역시나 어설프고 어렵다. 나는 개인적으로 대중가요를 잘 모른다. 어렸을 때 엄격한 것인지 왜곡된 것이지 모를 집안 분위기 속에서 크면서 TV를 거의 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당시 유행하던 드라마나 영화도 당연히 잘 모른다. 그나마 친구들이 흥얼거리는 대중가요의 가사들을 넘겨듣는 것으로 눈치껏 아는 채를 하면서 커 왔다. 그리고 어느 순간 아는 채를 하면서까지 소통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된 뒤로는 한동안 대중가요와는 거의 담을 쌓고 지냈다. 물론 중간 중간 TV 속에서 흘러나오는 곡이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곡들 속에서 갑자기 마음을 움직이는 곡들에 대해서는 굳이 찾아서 들었던 적은 있지만 애초부터 마음을 먹고 대중가요 프로를 찾아보거나 특정 가수의 팬이 되어 집중적으로 듣지는 않았다. 그래서 어쩌면 마음 한 구석에는 대중가요에 대한 무관심, 나아가 어느 정도의 무시와 폄훼하는 마음도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