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황현산의 늙을 줄 모르는 감각을 온몸으로 마주하다!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인 황현산의 생애 첫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 지난 4년간 저자가 한겨레신문에, 그리고 2000년대 초엽에 국민일보에 실었던 칼럼들과 지난 세기의 80년대와 90년대에 썼던 글들을 함께 모아 엮은 책이다. 삼십여 년에 걸쳐...
‘밤이 선생이다'라는 제목이 처음엔 낯설었다. 여기저기 찾아보니, 이 제목은 저자의 신념을 나타내는 듯하다. 밤을 어두운시기로 생각한다면 남들은 절망과 아픈 기억일 수 있겠지만, 저자는 밤을 '선생'이라는 생각으로 배움의 기회로 여기며 버텨냈다. 밤에는 배우고, 낮을 살아낸 것이다.
이번에 이 책을 처음 알게 되었다. 나는 그다지 이런 산문을 많이 읽지 않았다. 이제부터라도 이런 류의 책에도 관심을 기울여 보자는 취지에서 선택했다.
이 책은 고려대 불어불문학과 교수를 역임했던 황현산의 산문집이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와 3부는 여러개의 주제에 대하여 짧은 산문을 작성, 모아놓은 형식이다. 2부의 경우 그림을 삽입한 후 그에 대한 생각을 서술해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했다.
작가는 이 책의 제목을 ‘밤이 선생이다’라고 정하고 산문집을 만들었다. 물론 이 책에 이런 소제목의 산문 내용은 없다. 작가는 ‘낮에 잃은 것을 밤에 되찿는다’(219 페이지)라는 주제글을 통해 제목이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밤과 낮의 성격은 서로 다른데, 낮이 육체적 활동의 시간이라면 밤은 정신적 사색의 시간이다. 이 시간에 우리는 우리가 사는 세계에 대해 심도있게 고찰할 수 있으며, 인생의 의미에 대해서도 곱씹어 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밤은 인간에게 있어 단순한 휴식의 시간 차원을 넘어 그 이상의 가치를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시간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산문집은 저자가 얼마나 이야기꾼인지에 따라 재미가 결정된다. 저자 황현산이 들려주는 매력적인 이야기에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금새 책 한 권을 읽을 수 있었다. 똑똑한 사람의 생각을 알 수 있다는 것은 책을 읽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그의 산문집<밤이 선생이다> 중 인상깊었던 내용들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몽유도원도를 관람하러 간 저자는 수많은 인파를 만나게 된다. 마치 순례 행렬이 되어버린 곳에 줄을 서 두시간을 기다리고 그림 앞에서 2분을 보낸다고 해도 사람들은 후회가 없어 보였다고 한다. 그들은 기다리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 것이다. 필시 몽유도원도가 아니라해도 위대한 무언가에게는 많은 사람들이 존경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국가가 살라는대로 살지 않고 옮고 그름을 따지려는 사람은 손해를 보게 된다는 인식은 부끄러움이 무엇인지 모르게 한다. 단지 자신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으면 그만인 것이다. 하지만 그 억울한 일을 당하는 사람이 내가 되지는 않을까 두려워하며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