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저자는 일본의 고도 성장기에 등장한 표현 ‘회사인간’을 빌어, 한국의 고도성장기인 1980년대에 직장 생활을 하면서 자기 자신과 회사, 나아가 국가를 동일시했던 이들을 해석한다.---북저널리즘은 북(BOOK)과 저널리즘(JOURNALISM)의 합성어다. 우리가 지금, 깊이 읽어야 할 주제를 다룬다. 단순한 사실 전달을...
이 책은 지하철에서 겪은 저자의 경험담으로 시작한다. 한 어르신이 앞에 서 있던 자신을 억지로 경로석에 앉힌 후 한자가 범벅인 명함을 건낸다. 그리곤 자식 뻘의 모르는 자신에게 기어이 말을 걸어 자신을 드러낸다. 이 분은 꼰대일까 아닐까. 꼰대는 자신의 생각과 경험만을 고집하는 어른들을 지칭하는 은어다. 꼰대가 세대 갈등, 불통 같은 사회 문제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상황에서, 저자는 꼰대의 속사정에 주목해보기로 한다.
저자는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 남성을 회사인간이라 명명한 후, 금융업, 일반 기업, 공무원 등 여러 분야에서 은퇴를 앞두거나, 재취업 상태인 사람들과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다. 이들 모두는 군사주의적 특성을 지닌 조직 체계, 남성성이 강조되고 근속 기간에 비중을 두는 연공서열제, 톱다운 방식의 조직 생활 속에서 자신과 회사를 동일시해온 집단이다.
10명의 케이스 스터디다. 회사인간으로 삼십 년을 살고 퇴직한 분들의 현재 이야기다.
세대분석은 집단적 특징과 라이프 사이클을 분석하는 것인데 중요한 것은 집단적 특징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 는 점이다. 미국 기준으로 집단적 특성의 예를 들면 침묵하는 세대는 28~45년생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잭 웰치, 엘비스 프레슬리 같은 분들이다. 순응의 세대다. 베이비붐 세대는 46년에서 64년생까지다. 스티브 잡스나 빌 클린턴이 아이콘인데 개인주의의 특성이 있다. 시대적 맥락에 따라 만들어진 집단적 정체성이 있다. 이 책 역시 그런 연장선에서 이해했으면 한다. 그런 시대에서 그렇게 배웠으니 어쩌겠는가. 이미 엎질러진 물인 것을. 콘텍스트(context)를 벗어난 텍스트(text)는 없다. 존재를 앞서는 실존은 없듯이.
'꼰대'로 지칭되는 분들은 시대가 변했음을 인정해야겠다. 후배들은 전혀 다른 시대를 살아왔고 살아갈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삶을 부인당하기는 싫겠지만, 스스로 노력했다는 사실에 만족하고 끝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