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질문과 상상력으로 복원한 한국사 시인이자 평론가, 소설가 김정환이 들려주는 우리 역사 이야기 시리즈『한국사 오디세이』. 이 시리즈는 굴곡의 현대사를 겪은 시인이 우리 역사의 뿌리를 되찾고, 역사 속의 빈 공간들을 수많은 질문과 상상력으로 복원한 새로운 한국사다. 역사를 인과관계가 아닌 어린...
1. 예술
일제시대를 거쳐 현대로 왔다. 2008년에 나온 책이라 MB 정부에 대한 기대가 약간 이나마 담겨 있다. 헤겔은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석양에 난다는 훌륭한 통찰을 내놓았고 그 통찰은 한반도를 비켜 서지 않는다.
책을 읽으면서 개체 발생이 계통 발생을 반복한다는 생물학적 거짓말을 사실일까 오인하고 정말 그럴듯하기만 물리학적 ‘프랙탈’ 이론을 혹여 믿어버려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세계사의 거대한 흐름에 한반도만 동떨어져 있던 것이 아니었다. 516 군사혁명까지도 아프리카의 해에 일어 났다는 점, 소련이 붕괴된 이후, 이데올로기 경쟁 부재의 반작용은 1990년대 중반 북쪽의 ‘고난의 행군’과 남쪽의 ‘IMF 외환위기’로 형태를 만들어 갔다.
저자는 시인답게 치매, 비어있음, 그릇, 공 등의 애매하지만 아주 적확한 언어로 시대를 규정하고 있다. 전편에 비교하여 사실 나열이 늘어서 조금은 지겹기도 했지만 이 책의 역사는 손에 잡히는 구름이니 어쩔 수 없겠다. 특유의 애매함을 통한 메시지 전달 방식은 역시나 매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