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배유안 장편소설 『뺑덕』. 『심청전』의 주?조연들을 빌려 와 가족과 효 이야기를 새롭게 펼쳐 보인다. 작가 배유안은 ‘의뭉스러운 악녀’의 대명사로 우리에게 익숙한 ‘뺑덕 어미’라는 인물을 주목했다. 그녀의 아들 ‘뺑덕’(병덕)이 정말로 존재했으리라는 참신한 발상을 바탕에 두고 막힘없이...
심청전에도 뺑덕어미만 있고 뺑덕은 없다는 말로 이야기를 이끄는 저자의 말이 궁금했다. 책을 읽어 보니 눈을 뜨는 건 심 봉사가 아니라 뺑덕이었다. 뺑덕의 눈을 뜨게 하려고 적재적소에 필요한 사람이 등장한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은 우리를 가장 그답게 하시려고 우리에게 마치 맞은 사람을 보내신다. 그 일로 우리도 눈을 뜨게 되고 참사람으로 거듭나고 변화된다. 뺑덕은 어미가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한다. 바다로 나가 혼자만의 세계를 구축하려고 하지만 깡치로 인해 어미의 얼굴만이라도 보고자 찾아 나선다. 어미는 그의 표현대로 개떡 같았다. 그런데 정을 붙이려고 한 깡치가 바다에 빠져 죽었다. 그 일로 진저리를 치고 진주 값을 깡치 누나에게 주고 어미가 일하는 주막으로 간다. 어미는 제 멋대로였지만 뺑덕은 그것마저도 받아들이고 이해하려고 한다. 나중 아들다운 모습이 되어 어미 앞에 다시 나타나기로 작정한다. 줄거리다. 뺑덕은 원래 이름이 병덕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미 ‘뺑덕’이란 단어에 익숙해있다. 우리나라 사람치고 심청전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심청전에서는 <뺑덕 어미>만 등장하고, 그 자식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뺑덕>이라는 제목만 보면 혹여 심청전의 후속편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소설은 심청전의 뺑덕 어미의 지식들에 관해 써내려가고자 뺑덕 어미라는 인물을 차용한 것뿐이다. 따라서 이 소설에서는 심청이가 주인공이 아니다. 뺑덕 어미와 그 아들 뺑덕(병덕)이의 사연이 주된 줄거리이다. 당연히 심청이가 주인공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과연 뺑덕이의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가 되었다.
문장도 아주 쉬워 부드럽게 읽히는 작품이다. 내용을 살펴보면 병덕이는 동생 윤덕이가 태어나고 아버지의 죽음 이후 집에서 찬밥 신세가 된다. 그도 그럴 것이 병덕이는 행실이 나쁜 첩의 아들이었기 때문이다. 집에서 쫓겨난 병덕은 배를 타러나가고 그곳에서 동네 친구 깡치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