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차라리 죽지 그래』는 상위 1%에 들지 못한 청춘들, 학벌은 고사하고 실력이나 장점이 없어 그저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99%의 청춘들에게 인생 그 자체를 전하고 있다. 자신을 엘리트 출신도 아니고, 역경을 딛고 성공한 인물도 아니라고 말하는 저자는 주제파악을 하고 독하게 살아온 인생일 뿐이라고...
1. 버텨라
한때 88만원 세대가 유명했던 적이 있었다. 월급이 88만원이라는 은유로 당시의 젊은 애들을 자극했다. 저자는 책을 버리고 거리를 나가 바리케이드를 부수라는 뜻이었겠다. 율곡 이이가 쓴 ‘격몽요결’이라고 할까. 격(擊)자는 흔든다는 뜻이다. 어리석은 민중(蒙)을 흔들어 깨워야 제정신을 차린다.
회사에 여자 후배가 들어왔다. 그녀는 신촌의 Y대 출신이고 외국에서 일 년 동안 유학도 했다는 재원이었다. 호감을 살 필요가 있어 일단 88만원 세대 이야기를 했다. 그 말을 들은 그의 반응은 격렬했다. 알지도 못하면서 무슨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는 투였다 . 자기를 어찌 보고 그런 말을 하느냐는 식이 아니라 순수하게 자신의 세대를 변호하기 시작했다. 친해 지고 싶다는 의사전달이었는데 일이 묘하게 꼬여 ‘대략난감’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의 주변에는 88만원 세대가 없었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실제 88만원 세대는 엄연하다. 통계에 나오지 않는가. 대졸의 수십 퍼센트가 빚을 안고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그들은 은행에 볼모가 되었다. 일을 해서 본 돈은 생계비와 금융비용에 들어간다. 그 무거운 짐은 반만 영리했던 이숍의 당나귀처럼 물에서 자빠진다고 무게가 줄어드는 ‘소금’짐이 아니라 자빠져서 물이 들어가면 더 무거워지는 ‘솜’짐이다. 갈수록 힘겨워진다는 소리다. 그녀가 88만원 세대를 이해하지 못한 것은 아마도 그들이 그런 차별을 인정해 버린 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남정욱 교수는 정확하게 그 여사원과 대척점에 섰다. 다음의 메시지가 계속 변주된다.
젊은이들아, 더욱 전투적이 되어라.
세상 만만하지 않다. 만만하게 보이는 것은 니네들의 착각이다. 누군가의 인식조작이다.
정신적 자위행위로 삶에 숨어드는 아큐가 되지 말고 분투하고 분투할 일이다.
세상은 불교도가 아닌 자에게도 축복이 아니다.
이 책의 무시무시한 제목은 록키에서 따왔다. 책의 엑기스다. 28쪽이다.
<나가 죽어 등신아.
그렇게 사느니 차라리 죽으라는 말이다. 그 말이 기억에 오래 남았다. 록키는 스포츠 영화가 아니다. 영화를 꼼꼼히 보면 록키는 복싱을 좋아하는 캐릭터가 아니다. 복싱은 단지 매개였을 뿐이다. 영화 속 대사를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