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거장 레비 스트로스의 시선으로 읽는 이 시대의 뜨거운 쟁점들!20세기를 대표하는 석학이자 구조주의의 아버지, 클로드 레비 스트로스의 유작 『우리는 모두 식인종이다』. 장장 11년에 걸쳐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LA REPUBBLICA》에 기고한 글을 모아 발간된 책으로, 19세기를 관통한 서구 식민지배의...
1. 서론: 민속학이라는 학문과 인간 사회
이 책의 저자 클로드 레비 스트로스는 민속학자이다. 민속학이란 내게 있어 생소한 학문이었고, 각 나라나 문명의 풍습을 다루는 학문이 아닐까 어림짐작만 해볼 뿐이었다. 스트로스가 말하길 세계화가 되어가면서 갈수록 민속학자가 할 일이 줄어들고 있다고 하니, 그리 중요한 학문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민속학자의 역할이, 세계화 때문에 더욱 중요해져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서로 엮일 일 없던 두 문명, 혹은 셋 이상의 사회가 지나치게 가까워지면서 그만큼 부딪힐 일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니 서로의 관습과 관례를 괴이하게 보게 되고, 그러면서 생기는 문제가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중 략>
이 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몽테뉴의 이런 말이 있다. “누구나 자신의 관습에 속하지 않은 것을 야만적인 것으로 부른다.” 마치 옛날에 중국이 저 말고는 다 오랑캐라고 주장했던 것을 떠올리게 했다. 그때에도 그 유아적인 자기중심적인 생각에 어이가 없었는데(우리나라는 물론 오랑캐에 가까운 입장이었기에),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지금 하고있는 생각도 그 비슷한게 아닐까 싶다.
이 책은 복잡한 사회와 ‘원시적이거나 태곳적’이라고 부당하게 일컬어지는 사회 간에는 일반적인 생각처럼 큰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하나의 문화가 권위를 앞세워 다른 문화를 재단하는 절대적인 기준을 거부한 작가의 오랜 철학적 신념뿐만 아니라 “멀리 떨어진 것이 가까운 것을 밝혀주지만, 가까운 것도 멀리 떨어진 것을 밝혀줄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작가는 담아내고 있다.
이 책은 산타클로스의 처형이라는 주제로 처음 시작한다. 프랑스에서 1951년 크리스마스는 언론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에게도 관심사였고, 그 시기는 흥겨운 분위기에 이례적으로 씁쓰레한 찬물을 끼얹었던 논쟁적인 사건으로 기억이 될 것이다.
사건이 있기 수개월 전부터 교회 당국은 몇몇 고위 성직자를 전면에 내세워, 많은 가족과 장사꾼이 산타클로스라는 인물에게 부여하는 중요성이 점점 확대되는 현상을 달갑지 않게 생각한다는 뜻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