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월급, 모르면 털리고 알면 지킨다!『월급전쟁』은 공인회계사로 일해온 저자가 직장인의 월급에 맞물려 돌아가는 정부와 금융회사, 직장의 은밀한 이야기와 돈이 움직이는 실체를 밝힌 책이다. 한국의 은행과 카드회사, 펀드회사와 보험회사가 어떠한 방식으로 직장인의 삶에 침투해 수익을 창출하는지,...
엊저녁 직장 동료와 모처럼 삼겹살에 소주 한잔 걸쳤다. 음식값이 3만 원이 나왔다. 결제는 카드로 했다. 카드를 사용한 것은 연말 정산에 소득공제를 받기 위해서다. 보통 카드 사용 수수료율은 3 %이다. 따라서 카드사는 900원을 떼고 이삼 일 지나면 음식점에 29,100원을 입금시킬 테고, 그리고 카드 결제일에 맞춰 내 통장에서는 3만 원이 카드사로 빠져 나갈 것이다.
거래에 아무런 관계도 없는 카드사는 가만히 앉아서 보름 남짓되는 이자를 받아 챙긴다. 이를 연이자로 따져보면 무려 75 %가 넘는다. 현금서비스보다 훨씬 높은 이자율이다. 한마디로 이런 고리대금업자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차피 결제를 현금으로 하나 신용카드로 하나 매 한가지로 3만 원이니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가 않다. 음식점 주인 입장에서도 카드수수료로 떼인 돈을 눈 뜨고 손해를 볼 수 없는 노릇이다. 당연 카드 수수료를 음식값에 포함하게 마련이다.
월급날 저녁 6시가 넘으면 문자가 빗발치게 전송된다. 신용카드요금, 핸드폰 요금, 보험료 등이 월급통장에서 한꺼번에 인출되기 때문이다. 월급날의 설렘과 동시에 허무함과 슬픔이 느껴진다. 내가 쓰는 만큼 빠져나가는 것 일수도 있겠지만, 이 책은 우리의 월급과 동시에 빠져나가는 비용들이 과연 정당한 비용인가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급여 명세서를 보면 소득세, 주민세, 국민연금 등이 차감되고 급여가 입금된다. 월급쟁이들은 세금을 탈세할 수 없는 유리지갑이기 때문에 국가에 세금을 가장 성실하게 납부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직장인에 대한 국가의 서비스도 최고일까?
기업은 전기료 등 다양한 감면 혜택을 주지만, 세금으로 투자해서 고등 교육을 시킨 인재를 기업에 공급해주지만, 월급쟁이들에게 국가가 주는 혜택은 극히 희소하다. 오히려 직접세뿐만 아니라 야금야금 소비세, 주세 등 간접세의 비중을 늘림으로써 더욱 더 많은 세금을 약탈해갈 뿐이다.
월급이 입금되었습니다. 탈탈 털릴 준비 되셨나요? 라는 문구가 너무 재미있기도 하고, 월급쟁이 직장인들의 슬픔이 묻어나는 것 같아 읽어보고 싶어 이번 달 책으로 선택했다.
사람들은 소득에 부과되는 세금에 대해서만 크게 신경을 쓰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대부분의 국가는 세 가지 이유에서 세금을 부과한다. 첫째는 소득, 둘째는 소비, 그리고 셋째는 재산이다. 직장인은 정부의 복지 시스템을 위해 봉사한다. 특히나 매 월 꼬박꼬박 일정한 급여를 통장으로 받는 월급쟁이라면 더 더욱 그렇다.
노후에 사용할 생활비를 마련할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돈을 버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현재의 소비와 미래의 소비를 맞바꾸는 것이다. 즉, 현재의 저축을 늘리는 것이다.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도 경기가 안 좋으면 장사가 안 되고 힘든 일이 많겠지만 월급쟁이인 직장인들로서는 유리지갑인 월급이 너무 안타깝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가장 큰 수확은 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얻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해외여행을 갈 때 환전은 어디에서 해야 하는지, 어떤 보험에 가입해야 하는지, 돈을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지, 또한 은퇴 후의 재테크 자금은 현금으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든지 등 앞으로 내가 월급을 받게 되는 상황이 왔을 때 힘들게 일해서 정당하게 받은 돈을 잘 지키고, 또 잘 소비할 수 있도록 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많이 얻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책을 읽는 내내 옆에 사전을 끼고 계속 찾아보면서 내용을 이해했다. 책을 읽으면서 마이너스 통장, 종부세, 간접세, 준조세 등 이름은 들어봤지만 정확히 모르거나, 아예 들어본 적도 없는 경제용어들이 쏟아져 나와 읽으면서 계속 당황했다. 책을 다 읽은 후에는 새로운 경제 용어에 대해 알게 되었다는 뿌듯함과 동시에 그동안 경제에 대해 너무 무신경, 무감각했던 게 아닌가? 부끄러워지고 반성하게 되었다. 책을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통장에서 나가는 돈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평소에는 제대로 알지도 못했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