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마지막 한 문장까지 맛있게 맵다!
제11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무색무취한 당신의 삶에 빨갛게 스며드는 뜨겁고 진한 우리들의 이야기!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은밀한 욕망과 고독, 사랑을 맛있게 담아낸 청소년소설이다. 작품을 읽는 내내 유쾌한 웃음을 짓다가도 어느 순간...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청소년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가진 채 하루하루를 버티고, 살아가는 것일까? 이 문제는 아마 학생의 가정환경, 학교뿐 아니라 개인적 차원을 넘어선 사회, 문화의 포괄적이고도 깊은 영향을 받고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소설 속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풀어보기 전, 잠깐 저자에 대해 살펴보자. 이 책의 저자인 김선희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그는 서울예대 문창과를 졸업하여 2001년 『흐린 후 차차 갬』으로 제7회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했고, 2012년 『열여덟 소울』로 제3회 살림 YA문학상을, 또한 이 책을 통해 제11회사계절문학상 대상을 수상하였다.
책을 고르던 중 ‘더 빨강’이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제목을 보고 무슨 내용일까 호기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빨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했다. 나중에 읽고 보니 매운 음식과 관련이 있는 제목이었다. 나는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한다. 매운 음식을 먹는 이유가 다양하겠지만 주로 스트레스 많이 받는 사람들이 매운 음식을 먹으면서 푼다고 들었다.
아버지는 이삿집 센터 사장이었다. 아버지는 일꾼들이 힘든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해서 불만이었다. 일을 하면서 많이 다쳐서 엄마한테 아버지가 다쳤다고 전화 왔을 때 대수롭지 않았다. 하지만 휴대전화로 들려오는 엄마 목소리는 심각했다. 7층에서 떨어지는 서랍장에 머리를 맞았다고 한다. 아버지는 한 달쯤 뒤에 기적적으로 깨어났다. 아버지 나이가 쉰일곱 살인데 정신 연령이 일곱 살이 되었다. 아버지는 형한테는 큰형, 나한테는 작은형이라고 했다. 앞으로 평생 그럴지도 모른다. 아버지가 사고로 일을 할 수 없어서 엄마는 치킨집을 열었다. 직장을 구하고 있던 형이 엄마를 도와 배달을 하고 내가 아버지를 돌봤다. 우리 동네에는 온통 재건축 바람이 불고 있다. 엄마와 형이 의논한 끝에 우리는 보장비로 치킨집을 차렸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