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책은 올해로 7회를 맞는 21세기문학상 대상을 받은 공지영의 「우리는 누구이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를 비롯해 우수작인 윤후명의 「달의 향기-꿈 사냥꾼(8)」, 김인숙의 「칼에 찔린 자국」, 이승우의 「검은 나무」, 정찬의 「숨겨진 존재」, 이청해의 「악보 넘기는 남자」, 이병천의 「검은 달 흰...
필자가 고등학교 1학년이던 작년의 하루를 잠깐 소개하고자 한다. 평소처럼 학교에서 돌아온 어느 날, 동생이 자전거를 찾았다. 그런데 그 전날 친구에게 자전거를 빌려주고 받아오지 못했다. 그래서 그냥 사정을 이야기하고 동생에게 걸어가라고 했다. 본래 걸어서 채 10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인데다 자전거를 타더라도 3분 정도 빨리 가는 정도였기 때문에 사과하면서 그냥 대충 넘기려고 했다.
하지만 동생이 짜증을 냈고, 어머니 역시 지금 가서 자전거를 당장 받아오라고 꾸중하셨다. 난 이에 조금씩 짜증이 나기 시작했고 급기야 친구의 집 역시 동생이 가는 방향과 같기에 내일 받아오겠다고 대답했다. 일부러 내 심정을 나타내지 않으려고 짧게 대답한 것이 문제였을까. 내 대답에 어머니께서 크게 화를 내시며 식탁 위에 있던 반찬통을 집어던지셨다. 나도 화가 나서 말대꾸를 하고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어머니께선 화를 가라앉히지 못하고 내 방으로 쫓아오셔서 실내화로 나를 때리셨고, 몇 대 맞은 나는 그만 성질을 못 이겨 어머니를 밀쳐버렸다.